피해 당사자 삼성·SK·LG에 우선권…일부는 오해 우려에 발언 회피도
입력
수정
지면A3
간담회 시간 예정보다 30분 넘겨10일 열린 경제인 초청간담회에서 청와대는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피해가 예상되는 기업인들에게 우선 발언권을 줬다.
해외 출장 이재용·신동빈은 불참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일본 조치의 직접 당사 기업들인 LG, SK, 삼성에 먼저 말씀을 부탁드리겠다”고 말했다.청와대는 이날 기업들이 모두 발언할 수 있도록 참석자 전원에게 발언권을 주겠다고 했다. 대신 행사 지연을 막기 위해 발언을 3분으로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이 2분이 지난 뒤 ‘1분’ 팻말을 들고 종료 시간을 공지했다. 하지만 오전 10시30분 시작된 이날 행사는 당초 예정시간을 30분 넘긴 낮 12시30분에 마무리됐다. 문재인 대통령도 “시간 제한에 관계없이 편안하게 말씀하시라”고 두세 차례 강조했다고 청와대 측은 전했다. 별도 오찬은 제공되지 않았다. 산책 등 친교 일정도 빠졌다. 사뭇 달라진 행사 분위기를 전하는 장면이라는 평가다.
앞서 진행된 간담회와 달리 일부 참석자는 기회를 얻고도 발언을 기피했다. 한 참석자는 “청와대와 정부가 잇달아 기업인을 만나는 모습이 공개되는 것은 일본 의 추가 규제 조치에 명분을 주는 꼴이 될 수도 있다”며 “기회를 받았지만 발언을 피한 기업인도 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행사를 1주일도 앞두지 않은 상황에서 긴급하게 제안된 간담회였지만 대부분의 재계 총수가 참석했다. 청와대는 5대 그룹을 비롯해 자산 10조원 이상을 기준으로 30곳의 그룹을 초청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해외출장 일정으로 불참했다. 대신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참석했다.문 대통령의 오른쪽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윤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앉았다. 왼쪽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황 부회장이 배석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총수 취임 후 처음으로 청와대 간담회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