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월드컵 2차 예선서 박항서호·북한과 대결 가능성은

2·3번 포트여서 각각 8분의 1 확률…흥행 호재지만 부담도 있어
박항서호와 친선전·아시안컵 대결 무산…남북대결 성사도 관심
맞대결을 장담할 수 없어도 12.5% 확률의 가능성이 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조 추첨식이 17일(한국시간) 오후 6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아시아축구연맹(AFC) 하우스에서 열리는 가운데 벤투호의 박항서호, 북한과 맞대결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국제축구연맹(FIFA) 6월 랭킹을 기준으로 톱시드를 받아 같은 1번 포트의 이란, 일본, 호주,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중국과는 2차 예선에서 맞붙지 않는다.
하지만 2, 3, 4번 포트에도 껄끄러운 상대들이 있다. 특히 장거리 원정과 극성스러운 홈팬들의 응원이 부담스러운 중동팀들은 벤투호가 피하고 싶은 1순위 후보들이다.

2번 포토의 이라크, 우즈베키스탄, 시리아 중 한 팀, 2번 포트의 바레인, 3번 포트의 쿠웨이트 등과 한 조가 된다면 최악의 조 편성이 될 수 있다.

또 2번 포트와 3번 포트에 각각 배치된 베트남과 북한과도 같은 조에 묶일 가능성이 있다. 각 포트에는 8개 팀씩 들어 있기 때문에 박항서 감독이 지휘하는 베트남, 평양 원정으로 관심을 끌 북한과 맞닥뜨릴 확률은 각각 8분의 1인 셈이다.

앞서 벤투호가 박항서호와 맞붙을 뻔한 기회가 있었다.

애초 한국과 베트남은 올해 3월 26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친선경기를 벌일 계획이었다. 작년 12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겸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회장이 키에프 사메스 아세안축구연맹(AFF) 회장 권한대행 간 합의로 양측 연맹 승자가 대결하기로 합의했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2017년 EAFF 챔피언십(E-1 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의 지휘 아래 2018년 AFF 스즈키컵 정상에 올랐었다.

그러나 베트남 23세 이하(U-23) 대표팀 사령탑을 겸하는 박항서 베트남 대표팀 감독은 3월 22∼26일 예정된 2020 AFC U-23 챔피언십 예선 일정과 겹쳐 6월 개최를 요청했고, 결국 친선경기가 무산됐다.

벤투 감독이 이끈 한국과 박항서 감독이 지휘한 베트남은 1월 아시안컵 때 대진표상 나란히 결승에 올라야 만날 수 있지만 각각 카타르와 일본에 덜미를 잡혀 8강에서 탈락했다.
한국(FIFA 랭킹 37위)은 역대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에서 베트남(96위)에 16승 6무 2패로 크게 앞서 있다.

최근 대결에선 2003년 10월 19일 아시안컵 예선에서 0-1로 패한 적이 있지만 2006년 독일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는 두 번 모두 한국이 승리했다.

벤투호와 박항서호가 아시아 2차 예선에서 대결한다면 최고의 흥행 호재가 될 수 있다.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축구 역사를 새롭게 써 '베트남의 히딩크'로 칭송받으며 한국 팬들에게도 인기가 높아서다.
객관적 전력에선 한국이 앞서지만 맞대결이 성사된다면 벤투 감독으로선 높은 관심에 부담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남북대결도 박항서호와 대결 못지않게 새로운 이슈 거리가 될 수 있다.

한국이 월드컵 2차 예선에서 북한과 같은 조에 편성된다면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벌이는 원정 경기를 평양에서 벌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과 맞붙었던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3차 예선과 최종예선 원정 경기는 두 번 모두 평양이 아닌 '제3의 장소'인 중국 상하이에서 치렀다.

당시는 남북 관계가 경색돼 북한이 애국가 연주에 대한 부담을 느껴 안방 개최를 원하지 않았다.

A매치 상대 전적에선 한국이 북한(FIFA 랭킹 122위)에 7승 8무 1패로 앞서 있지만 최근 8경기 대결에선 6차례 무승부를 기록했고, 두 차례 승리도 모두 1-0으로 1점 차였다.

북한과 2차 예선에 같은 조에 묶인다면 평양에서 맞대결하는 장면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앞서 윤덕여 전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은 작년 3월 북한과 아시안컵 예선을 평양의 김일성경기장에서 치렀다. 월드컵 최종예선 출전권을 다툴 아시아 2차 예선에서 벤투호가 과연 어떤 대진표를 받아들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