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0.25%p 전격인하…올해 성장전망 2.2%로 낮춰(종합3보)

'7월 동결, 8월 인하' 예상 뒤집어…3년1개월 만의 인하조치
잠재성장률도 2.5∼2.6%로 내려…연내 추가인하 질문에 "시장과 소통강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8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p) 내렸다. 기준금리 인하는 2016년 6월(1.25%로 0.25%p↓) 이후 3년 1개월 만이다.

그동안 기준금리는 2017년 11월과 지난해 11월에 0.25%p씩 올랐다.

이날 금리인하는 시장의 예상을 깬 전격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한은 안팎에선 금리인하 시기로 다음달 30일을 더 유력시했다.

한은이 금리인하 시기를 앞당긴 것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당초 전망을 크게 밑돌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한은은 지난 4월 올해 성장률을 2.5%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내놓은 수정 전망치는 2.2%로 0.3%p 하향 조정됐다.

우선 1분기 역성장(-0.4%)에 이어 2분기 반등 효과도 기대에 못 미치면서 성장세가 둔화한 게 금리인하와 성장률 전망치 하향의 결정적 이유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상반기 중 수출과 투자가 예상보다 부진했고, 앞으로의 여건도 낙관하기 어려운 점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한은은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치를 0.4%에서 -5.5%로 대폭 낮춰 잡았다.

건설투자 증가율(-0.3%→-3.3%)도 마찬가지다.

상품의 수출과 수입 역시 당초 전망에선 2.7%와 1.6% 증가할 것으로 봤지만, 이번에는 수출이 0.6% 증가에 그치고 수입은 -0.5%일 것으로 예상했다.

경상수지는 흑자기조를 유지하겠지만, 올해 흑자규모가 애초 기대했던 665억달러에서 590억달러로, 내년에는 585억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 "우리나라 잠재성장률 2.5∼2.6%로 더 떨어졌다" / 연합뉴스 (Yonhapnews)
한은은 우리나라의 2019∼2020년 잠재성장률을 2.5∼2.6%로 재추정했다.

2017년 발표한 2016∼2020년 잠재성장률 추정치(2.8∼2.9%)보다 낮아졌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1.1%에서 0.7%로 낮췄다.

우리나라 경제에 중요 변수인 반도체 경기 역시 미중 무역분쟁과 '화웨이 사태' 등으로 이르면 올해 말, 아니면 내년 상반기에야 회복할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이처럼 경제 활력이 저하되고 수출·생산·투자가 부진한 상황이라 금리인하가 불가피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반대' 소수의견은 1명(이일형 금통위원)이었다.

이 총재는 "4월 전망 발표 이후, 특히 최근 한두달 상황이 빠르게 변화했다"며 성장률 전망치가 비교적 큰 폭으로 수정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 총재는 '최근 한두달 상황 변화'로 미중 무역분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변화, 그리고 일본의 수출규제 등을 꼽았다.

그는 "수출규제가 현실화되고, 경우에 따라 확대된다면 수출, 나아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미중 무역분쟁에 대해선 "지금 상황이 올해 연말까지 간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 견해이고, 우리도 비슷하게 생각해 전망치에 반영했다"고 한은 이환석 조사국장이 밝혔다.
미 연준이 이달 말 금리를 내릴 것이 확실시되면서 한은의 금리인하 부담을 덜어준 측면도 있다.

한은의 이번 금리인하는 경기 부양을 위해 확장적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정책공조론'과 맥이 닿는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이 실효성을 거두려면 적극적인 재정정책, 더 나아가 생산성 향상을 위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게 각국 중앙은행의 공감대"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금리인하가 이번 한 차례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경기 상황에 따라 11월 말 금통위에서 0.25%p 더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오늘) 금리를 낮춰 정책여력이 그만큼 줄어들긴 했으나, 경제상황에 따라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갖고 있다"며 추가 인하 여력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로 금리를 더 내릴 가능성에 대해선 "조금 더 시장과 커뮤니케이션을 자주 할 수도 있고,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최근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가격을 중심으로 집값이 반등 조짐을 보이는 데 금리인하 기대감도 영향을 미쳤다는 인식을 보였다. 그는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도 (집값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주택가격 안정에 대한 정부의 정책 의지"가 일관되게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