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무령왕릉서 나온 묘지석은 어디서 비롯했나

국립공주박물관 '중국 낙양 고대 묘지 탁본' 특별전
삼국시대 무덤 가운데 주인이 확실하게 밝혀진 고분은 백제 무령왕릉 외에는 없다. 1971년 공주 송산리 고분군 배수로 공사 중에 우연히 발견된 무령왕릉에서는 왕과 왕비 지석 두 점이 나왔다.

땅의 신인 지신(地神)에게 묘소로 쓸 땅을 사들인다는 내용을 새긴 매지권(買地卷)으로, 가로 41.5㎝·세로 35㎝ 크기다.

두 유물은 1974년 국보로 지정됐다. 지난해 12월 무덤을 지키는 짐승인 '진묘수'(鎭墓獸)를 주제로 기획전을 개최한 국립공주박물관은 23일부터 무령왕릉 지석 원류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한 특별전 '중국 낙양 출토 고대 묘지 탁본'을 기획전시실에서 연다고 21일 밝혔다.

공주박물관은 무령왕릉 발굴 50주년이 되는 2021년을 앞두고 무령왕릉 출토 진묘수와 지석을 대표 브랜드로 선정해 연구를 진행 중이다.

전시는 망자 행적을 돌이나 도판에 새긴 묘지(墓誌) 기원과 변화 과정을 보여주는 유물로 꾸몄다. 고구려 유민 유물로 추정되는 '이은지 묘지와 덮개 탁본', 묘지 기원으로 알려진 '악서 전지 탁본' 등 47건 75점을 공개한다.

1부 '묘지의 기원과 성립'은 중국 한나라부터 남북조 시대까지 묘지가 정형화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2부 '묘지의 유행'은 수나라와 당나라 시기에 보편화한 묘지를 다룬다.

이어 3부 '부부 묘지'는 부부가 묘지 하나를 쓰는 합지(合誌)와 각기 다른 묘지를 사용하는 분지(分誌)를 소개하고, 마지막 4부는 무령왕릉 지석을 재조명한다. 22일에는 중국 뤄양(洛陽)에서 방한한 연구자 자오리광(趙力光)이 강연한다.

전시는 9월 8일까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