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작년 美전사자 유해송환 첫 의제로 꺼내자 북측 당황"

김영철 거론한 듯…"북한같은 불량국가에 아무것도 안해" 과거정부 비판
"트럼프는 새 외교전술 시도에 두려움 없어"…북한을 첫 사례로 꼽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전쟁 중 전사한 미군 유해 55구가 송환되는 과정에서 이 문제를 첫 의제로 올려놓아 북한 측이 당황했다는 비화를 공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22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해외전쟁 참전 재향군인 총회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소개하면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통해 역사상 북한으로부터 단일 규모로는 가장 많은 유해자 송환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나는 카운터파트와 협상하면서 방에 앉아있던 것을 기억한다"며 "그는 우리가 대화하길 원한 의제 중에서 이 문제를 첫 번째로 꺼낸 것에 대해 당황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해당 인사를 구체적으로 거명하지 않은 채 전직 고위 장군이라고 소개했지만, 당시 협상 파트너였던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수십명의 해외 인질을 몸값 지불 없이 가족 품에 돌아오게 한 것이 대단히 자랑스럽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2년 반 가량 만에 해낸 이런 일은 현대사의 다른 어떤 행정부보다 많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작년 5월 북한에 있던 한국계 미국인 3명의 억류자가 석방된 것과 관련해 "그들과 함께 비행기로 돌아오는 영광을 가졌다", "매우 놀라운 일이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업적을 부각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외교가 미국의 이익을 지키는 최선의 수단이지만 잘못하면 심각한 문제를 만들어낸다면서 "북한 같은 불량국가들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무기 시스템을 실험해도 우리는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과거 정부의 외교정책에 비판적 태도를 취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필요로 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는 외교 전술 대신 새로운 전술을 시도하는 데 두려움이 없다며 북한을 첫번째 사례로 꼽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 과거의 대북 유화책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하고 북한 정권을 향한 압박을 유지하면서 외교의 손길도 내미는 정책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결과로 자신이 김정은 위원장을 여러 번 만날 기회를 가졌다면서 "나는 다른 어떤 미국인보다 김 위원장과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과의 친분으로 북한을 수차례 방문한 전 미국 프로농구 스타 데니스 로드먼을 거론하면서 "(김 위원장과 함께 보낸 시간이) 이제 로드먼을 능가한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미국의 궁극적 목표인 북한의 비핵화와 해당 지역, 전 세계 국가들의 안보를 달성하는데 중요한 진척"이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