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한국문화원 '상파울루 광화문'에 새 둥지…한류거점으로

K팝 축하공연 등 다양한 볼거리…'그리팅맨' 제막식도

남미지역에서 한류 확산을 주도하는 브라질 한국문화원(원장 권영상)이 상파울루 시내 중심가인 아베니다 파울리스타(Avenida Paulista)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상파울루 시에서 가장 높은 지대에 위치한 아베니다 파울리스타는 서울의 광화문 길이나 종로에 비유된다.

약 2.8km 구간의 이 거리에는 각종 문화시설이 들어서 있어 말 그대로 브라질 문화의 메카로 꼽힌다.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차량 통행이 전면 금지돼 '문화의 거리'로 바뀐다. 그동안 아베니다 파울리스타는 한류 콘텐츠와 한국제품을 알리는 공간으로 자주 활용됐다.

한류 팬들을 위한 케이팝(K-Pop) 플래시몹이 여러 차례 진행됐고, 한국 음식과 식료품을 홍보하는 행사도 열려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은 4일 낮(현지시간) 브라질 한국문화원 국유화·이전 개원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내에서 이계현 문체부 국민소통실 디지털소통관이 참석했고 김찬우 브라질 대사, 김학유 상파울루 총영사가 나왔다.

브라질 연방 및 시 정부 측에선 연방정부와 상파울루 주·시 정부 관계자, 연방·주·시의원, 문화예술계 관계자, 언론인, 한인 동포 등 200여 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대독한 축사를 통해 "한-브라질 수교 60주년의 해에 브라질 한국문화원이 상파울루의 가장 상징적인 거리로 이전 개원하게 돼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면서 "새 한국문화원을 통해 한국문화 홍보는 물론 양국 간 문화교류와 소통의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브라질 한국문화원은 지난 2013년 10월 문을 열었다.

아르헨티나·멕시코에 이어 중남미 지역에서는 세 번째였다.

그러나 도심과 다소 떨어져 있어 그동안 접근성 문제가 지속해서 제기된 끝에 이번에 아베니다 파울리스타에 있는 건물 일부를 매입해 이전 개원하게 됐다.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면서 한류의 위상에 걸맞은 활동을 활발히 펼치는 계기가 마련됐다.

연면적 849㎡에 2개 층으로 조성된 새 한국문화원은 지난 2009년 '오늘의 젊은 작가상'을 수상한 김기라 작가가 설계 단계부터 참여하면서 한국 건축 양식과 한국적 색감을 최대한 반영했다.

특히 첨단기술을 접목한 문화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디지털 한국문화 체험관이 설치돼 다른 나라의 문화원에서는 볼 수 없는 차별화된 공간에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문화원의 새 출발을 알리고 발전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새로운 시작! 함께 미래로!'를 주제로 다양한 문화행사가 펼쳐졌다.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에 등재된 안성 남사당놀이와 케이팝(K-Pop) 걸그룹 투애니원 출신 공민지의 축하 공연, 김묵원 작가의 생생한 그리기(드로잉) 공연 등 다채로운 볼거리가 선보였다.

한국문화원은 앞으로 한 달 동안을 한국문화 특별홍보 기간으로 정하고 비무장지대(DMZ) 전시회, 전통음악 아카데미, 한국어·한국화 강좌, 한국 관련 공연·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국문화원 앞에서는 유영호 작가의 조각상 '그리팅맨'(Greeting Man·인사하는 사람) 제막식도 열렸다.

'그리팅맨'은 우루과이 몬테비데오, 파나마 파나마시티, 에콰도르 키토에 이어 이번에 상파울루까지 포함해 4개국 6곳에 설치됐다.

'그리팅맨'은 쪽빛 하늘색의 거인이 15도 각도로 머리를 숙여 인사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조형물로 상파울루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계현 디지털소통관은 "브라질에서 한국문화를 직접 접해보려는 욕구가 매우 큰 것을 느꼈다"면서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지역의 경제적 가치가 크다는 점에서 한국문화원을 통해 경제와 문화가 접목되면 대한민국을 더 큰 대한민국으로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문체부는 세계 32개국에서 한국문화원(4개 코리아센터 포함)을 운영하고 있으며, 문화원 건물 국유화가 이뤄진 곳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이어 상파울루가 두 번째다. 현재 3개 문화원과 2개 코리아센터에 대한 국유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