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해보라"…美 오하이오서 주지사에 소리친 성난 군중

총격 희생자 추모집회 참석했다가 야유받아

"뭐라도 해보라!(Do something)"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턴 시내 오리건 지구에서 4일(현지시간) 일어난 총기 난사로 9명이 숨지고 27명이 부상한 가운데 이날 저녁 총격 현장에서 열린 희생자 추모 집회에서 마이크 드와인 오하이오 주지사가 마이크를 잡자 성난 군중이 외친 말이다.
미 일간 USA투데이에 따르면 드와인 주지사는 이날 집회에 모인 주민을 향해 "소중한 사람을 잃은 가족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우리가 어떤 것도 할 수 없다는 점을 오늘 밤 알고 있다"라고 말하는 순간 일단의 군중이 그를 향해 "뭐라도 해보라"라고 소리쳤다.

한두 명이 소리치자 수십명이 "두 섬씽"을 함께 연호했다.

당황한 드와인 주지사의 연설은 아예 들리지도 않았다.
그는 "우리가 뭐라도 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라고 군중을 향해 답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드와인 주지사는 얼굴을 붉힌 채로 마이크를 놓아야 했다.

오하이오 주민들이 주지사에게 성난 구호를 외친 것은 드와인 주지사가 총기 규제에 미온적인 공화당 출신이기 때문이다. 드와인 주지사는 플로리다주에 이어 경찰이 위험인물의 총기 소유를 금하도록 법원에 청원할 수 있는 이른바 '붉은 깃발법'(red flag law)에 찬성할 정도로 공화당 소속치고는 총기 규제를 지지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그의 정치 이력이 총기 규제 이슈를 놓고 오락가락한 점도 문제 삼았다고 USA투데이는 분석했다.

드와인 주지사는 상원의원 시절 총기 규제에 찬성해 미국총기협회(NRA)로부터 후원금 점수 'F'를 받았지만, 오하이오주 법무장관 시절에는 총기 소지를 옹호해 후원 등급을 'C'까지 끌어올린 바 있다. 드와인 주지사는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리치 코드레이 후보를 물리치고 주지사에 당선돼 올해부터 주 정부를 이끌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