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검붉은 수돗물 신고 96건 "물티슈로 걸러도 검은 찌꺼기"

시 "망간·철·염소 성분 필터에 들러붙어 변색…수질 이상 없어"
경북 포항시가 검붉은색 수돗물 논란과 관련해 수질에 이상이 없다고 밝혔지만 시민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포항시는 12일 망간이나 철이 수돗물 원수에 미량 유입되지만 정수과정을 거쳐 제거하기 때문에 먹는물 수질기준에 적합하게 불검출 상태로 가정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다만 극미량 망간이나 철과 염소가 포함된 수돗물이 필터에 여과하면 필터에 들러붙어 색이 변하지만 인체에는 유해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라고 전했다.

수돗물은 겉으로 보기엔 평소와 똑같고 일부 지역에서 필터로 여과했을 때만 확인할 수 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그러나 이런 시의 해명에도 시민 불안감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당장 고성능 필터가 아닌 가정에서 흔히 쓰는 물티슈로 수돗물을 걸러도 금방 검붉은색 수돗물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가정에선 검은색 찌꺼기가 나와 식수로 사용하기 불안하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한 주민은 "3분 정도 물티슈로 수돗물을 걸러보면 검은 찌꺼기가 묻어 나온다"며 "그동안 이런 물로 밥을 했다고 생각하니 끔찍하다"고 말했다.

포항시민이 가입한 인터넷 카페에는 필터뿐만 아니라 물티슈로 물을 걸렀을 때 검은색 찌꺼기가 나왔다는 사진이 잇따라 올라왔다.

검붉은색 수돗물이 나왔다고 신고한 주민은 10일 오후부터 12일 오전까지 96건에 이른다.남구 오천읍이 가장 많고 대도동을 비롯해 동해면, 대잠동 등 남구 상당수 지역에서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시는 지난 10일 남구 79곳의 수돗물을 검사한 결과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내년부터 오천읍과 흥해읍 등 읍·면 지역과 시내에 493억원을 들여 약 82㎞의 노후상수도관을 정비하고 블록화 시스템을 갖추는 등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