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의료원 인력난에 노사문제까지 겹쳐 개원 차질 우려

경기도 성남시 산하 성남시의료원이 의료진 수급난에 이어 노사문제까지 겹치며 개원 일정에 차질이 우려된다.
20일 성남시의료원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성남시의료원지부에 따르면 1년여에 걸친 단체교섭에서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해 노조는 지난달 19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이어 3차례의 조정회의를 거쳤지만 사측은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안에 대해 이날 새벽 최종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조합원 가입범위, 비정규직 사용제한. 경력 환산 등 쟁점에 대해 사측에 상당 부분 양보했고 노동위원회의 조정안도 미흡한 수준이었지만 받아들였는데 사측이 끝내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측 관계자는 "노동위원회의 조정안은 노조의 안과 거의 같아 받아들일 수가 없다"며 "개원 준비 단계에서부터 노조가 책임질 수 없는 경영 부분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노조는 개원 준비작업에 보조를 맞추겠다면서도 사측이 노조를 계속 인정하지 않을 경우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경고했다.

보건의료노조 경기지역본부는 21일부터 성남시청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해 은수미 시장의 책임 있는 역할을 촉구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정상 개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양측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시의료원은 사업비 1천691억여원을 투입해 수정구 태평동 옛 시청사 부지 2만4천711㎡에 지하 4층, 지상 10층, 연면적 8만5천684㎡ 규모로 지어졌으며 509병상을 갖췄다.
전국 처음으로 주민 발의로 건립이 추진돼 2013년 11월 착공했지만, 시공사의 법정관리 등에 따른 공사 지연으로 지난 2월 11일에야 준공했다.

시의료원은 내년 3월 개원을 목표로 오는 11월 모의 진료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의료진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정상 개원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정식 개원 때는 24개 진료과목에 의사 100명가량, 간호사 400∼500명이 필요하다.

현재 원장을 포함해 의사 3명, 간호사 20여명, 행정·기술직 60여명 등이 채용돼 개원작업을 진행 중이며 이들 가운데 간호사와 행정·기술직 30여명이 보건의료노조 성남시의료원지부 소속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