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지자 행보' 美中 무역충돌…총력전 벼랑끝서 협상 유턴?(종합)

추가관세 예고했던 트럼프 "中 먼저 전화…조만간 협상"
뉴욕증시 일단 반등…9월 추가관세 앞두고 中 공식반응 주목
악화 일로를 걸었던 미·중 무역전쟁이 다소 누그러들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무역협상을 재개할 가능성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미·중은 추가 '관세 폭탄'을 주고받으면서 무역전쟁의 화력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가, 주말을 거치면서 수위를 조절하는 양상이다.

미·중은 지난달 말 상하이 고위급 협상에서 9월 미국 워싱턴DC에서 협상을 이어가기로 공감대를 이룬 바 있다. 다만 가까운 시일 내 최종합의가 도출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낮은 편이다.

모종의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무역전쟁의 후폭풍을 완화하기 위한 일시적인 '정전'(停戰)의 성격이 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즉흥적인 대응과 맞물려 협상이 재개되고 결렬되는 구도가 반복되면서 오히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만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갈지자 행보' 트럼프 "中이 먼저 전화했다" 협상 예고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해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양자회담 전 기자들에게 중국 관리들이 전날 밤 미국 측에 전화를 걸어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중국이 먼저 전화했다는 점을 강조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협상 복귀 의사를 밝힌 만큼 "우리는 조만간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며 "중국과 매우 진지하게 대화를 시작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뒤이어 G7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도 "나는 그들(중국)이 몹시 합의하길 원한다고 생각한다"며 "(중국 측 협상 대표인 류허) 부총리가 합의가 이뤄지길 보고 싶다고 말했다"고 재차 설명했다. 앞서 류허 부총리는 충칭(重慶)에서 열린 제2회 중국 국제 스마트산업 박람회에서 "우리는 냉정한 태도로 협상과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길 원하며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것을 결연히 반대한다"며 협상 의지를 피력했다고 신랑망(新浪網·시나닷컴)이 전한 바 있다.

'관세 난타전'의 격앙된 분위기는 일부 누그러진 셈이다.

지난 23일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원유와 대두 등 5천78개 품목 75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10%와 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대중(對中) 추가 관세에 대한 대응 성격이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2천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현행 25%에서 30%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9월1일부터 부과키로 했던 나머지 3천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도 당초 10%에서 15%로 올리겠다고 예고했다.

아직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만 전해진 상황이어서, 중국이 어떤 수위에서 화해의 제스처를 취했는지는 불확실하다.

이와 관련,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후시진(胡錫進) 편집장은 트위터를 통해 "내가 아는 한, 중국과 미국 협상대표들은 최근 통화한 적이 없다.

기술적 차원에서 접촉하는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 언급처럼 의미있는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고 CNBC 방송은 전했다.

후 편집장은 "중국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

미국의 압박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9월 무역협상' 길목…9월1일 추가관세 주목
시장의 불안감은 잦아들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269.93포인트(1.05%) 상승한 25,898.8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31.27포인트(1.10%) 오른 2,878.3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101.97포인트(1.32%) 상승한 7,853.74에 각각 마감했다.

사흘 전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관세'를 예고하면서 이번 주 뉴욕증시에 고스란히 충격파가 가해질 것이라는 공포감이 증폭됐던 것과는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다만 협상이 재개하더라도 순항할지 여부에 대해선 회의적 시각이 여전하다.

글로벌 기술 패권과 맞물린 미중 무역협상의 본질적 성격을 감안하면, 이른 시일 내에 포괄적인 합의가 이뤄지기는 어려운게 현실이다.

기존 관세의 철폐 문제도 걸림돌이다.

중국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기존 관세를 모두 없애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합의이행을 끌어내는 '지렛대'로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블랙리스트' 제재 역시 쟁점이다.

당장은 '9월 1일'이 분기점으로 꼽힌다.

미국은 이날자로 3천억달러의 중국산 제품 가운데 일부에 대해 예정대로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중국도 일부 미국산 제품에 10% 관세를 부과하면서 맞불을 놓는다는 방침이다.

양국이 서로 예고했던 추가 관세를 실제로 부과할지 여부가 협상의 향배를 가르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CNBC 방송은 월스트리트 시장전략가들을 인용해 미·중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경제의 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