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사무국·선수노조, 마약성 진통제 성분 약물검사 추진

미국프로야구(MLB) 사무국과 메이저리그 선수노조가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대상으로 마약 성분이 함유된 강력한 마취·진통제 복용 여부를 무작위로 검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미국 스포츠전문 매체인 ESPN은 8일(한국시간) MLB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관련 논의를 시작했으며 오프시즌까지 논의를 진척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논의는 전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투수 타일러 스캑스의 갑작스러운 사망에서 비롯된 것으로, MLB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스캑스는 지난 7월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원정 경기를 치르러 미국 텍사스주 사우스레이크로 이동했다가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근 공개된 부검 소견서에는 스캑스의 몸에서 알코올 성분과 강력한 진통제 성분인 펜타닐, 옥시코돈이 발견됐고, 스캑스가 잠을 자다가 '위 내용물의 치명적인 흡입'으로 사망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토사물에 질식해 숨졌다는 게 공식 사인이다.

에인절스 구단 직원이 스캑스의 사망에 연루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스캑스가 왜 진통제 성분이 든 약물을 복용했는지, 누가 스캑스에게 그런 약물을 전했는지가 의문으로 남았다.

스캑스의 유족과 MLB 사무국은 이를 현재 조사 중이다. ESPN에 따르면, 메이저리그는 합성 진통·마약 성분제인 오피오이드(opioid)를 금지 약물로 지정하고도 이와 관련한 약물 검사를 따로 진행하진 않는다.

다만, 메이저리그보다 엄격한 약물 검사 기준을 적용한 마이너리그에선 오피오이드 복용 여부를 검사한다.

지난 5년간 7만8천회 이상 진행된 검사에서 오피오이드 복용으로 징계를 받은 사례는 12차례 나왔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마이너리거들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고, 더 많은 경기를 치르는 상황에서 빅리그에 생존하고자 오피오이드 계열의 약물을 남용할 수 있다는 합리적인 의심에 이르자 MLB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약물 검사 추진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