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서울서 7시간 게릴라 집회…"조국 파면·구속"

文정권 규탄 순회 연설 첫날…우비 입은 황교안 쉰 목소리로 "정권심판"
신촌서 '딸 특혜 의혹' 집중 부각…왕십리·반포서도 규탄 연설
오세훈은 '탄핵' 주장도…'曺 사퇴 천만 서명운동' 전개
자유한국당은 10일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의 정당 연설회를 시작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을 규탄하는 순회 장외투쟁에 나섰다.'살리자 대한민국'이라고 이름 붙인 연설회에는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60명 가까운 의원이 집결해 조 장관 임명의 부당함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그간 한국당이 주말 광화문 등지에서 벌여온 대규모 집회와 달리 이날은 당 지도부와 일부 의원, 당 관계자 등 소규모 인원이 서울 여러 거점을 2시간 단위로 찍으며 연설하는 '게릴라식'으로 진행됐다.

오후 들어 빗방울이 점차 굵어졌지만, 황 대표 등은 아랑곳하지 않고 마이크를 잡고 집중을 호소했다.첫 연설회 장소인 신촌에서 발언자들은 조 장관의 딸을 둘러싼 입시 특혜 의혹을 부각했다.

연단이 마련된 트럭 위에 오른 황 대표는 "(조 장관은) 말로는 공정, 정의를 이야기하면서 실제로는 불공정, 불의의 아이콘이었다"며 "불법과 탈법으로 황태자 교육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딸이 시험도 한 번 안보고 고등학교 가고, 대학교 가고, 의학전문대학원을 갔다.55억원을 가진 부자가, 딸이 낙제했는데 장학금을 받았다"며 "자녀를 가진 어머니의 가슴이 찢어진다.

청년의 억장이 무너진다.

이런 정부, 심판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나아가 "조국을 수사받고 구속되게 해야 한다.

그게 법"이라며 "제가 30년 검사를 한 사람이다.

구속했어도 벌써 구속했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저는 죽어도 '조국 장관'이라는 말은 못 하겠다"며 "피의자 조국을 당장 파면시켜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가세했다.

전희경 대변인은 "아들딸 허위 표창장, 허위 인턴경력, 모든 것들이 조국이란 이름이 아니면 불가능했을 특권과 반칙"이라고 비판했다.
오후들어 빗방울이 떨어졌지만, 의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우비 차림으로 '조국 임명, 정권 종말' 등이 적힌 피켓을 흔들어 보였다
성동구 왕십리역 앞에서 벌어진 두 번째 연설회에선 인근 광진을 당협위원장을 맡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발언대에 올라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오 전 시장은 "오늘부로 대한민국은 반칙과 특권의 나라가 됐다.

반칙과 특권의 대통령 문재인은 당장 국민께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오늘부터 저항권을 행사하기 시작했다"라며 "독재자 문재인을 탄핵하자"고 주장했다.

서초구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앞 광장에서 열린 이 날의 마지막 자리에서는 우산을 쓴 참가자 150명가량이 '우중 집회'에 모여들었다.

황 대표는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쉰 목소리로 "제 이름을 부르지 말고 '조국 사퇴'를 다섯번만 외치자"며 "이 정부 아이콘, 우리 조국의 실체를 보니까 이 정부는 위선 정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저는 강남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인 것을 본 적이 없다.

비가 이렇게 오는데 나라 망가뜨리고 경제 무너뜨리는 문 정권을 심판하러 오신 것이 맞느냐"며 "꼭 이 정부에 '폭망' 정책들을 저지하고 막아내고 이겨내는 데 힘 합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후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는 오후 6시부터 전날에 이어 다시 광화문에서 퇴근길 직장인을 상대로 한 1인 시위에 나섰다.

동화면세점 앞에 선 황 대표는 '국민의 명령이다 조국임명 철회하라'라고 쓰인 피켓을 잡고 시민에게 악수를 청했다.

동아일보 사옥 앞에 선 나 원내대표 역시 비를 그대로 맞으며 행인에게 인사를 했다.

지도부가 약 1시간 만에 1인 시위를 마치면서 이날 오전 11시 40분부터 시작된 이 날 투쟁 일정은 7시간여만인 오후 7시께 마무리됐다.

지도부는 11일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을 돌며 '조국 파면' 투쟁 2일 차 일정을 이어간다.

이와 함께 한국당은 조 장관이 사퇴 때까지 '위선자 조국 사퇴 천만인 서명운동'을 벌인다.

한편 주광덕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 장관과 가족을 수사하는 검사들을 대부분 지방으로 전보, 좌천하는 인사안을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서초동 검찰 주변에 상당히 많이 있다"며 "이렇게 되면 상상할 수 없는 국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조 장관에게 엄중 경고한다"고 말했다.주 의원은 조 장관이 이날 '원포인트' 인사로 법무부에 불러들인 이종근 인천지검 2차장검사를 언급, "2017년부터 박상기 전임 장관의 정책보좌관으로 일하며 인사 전횡을 한 의혹이 있다"며 "(조 장관은) 한 손에 살생부를, 다른 손에 망나니 칼을 들고 노골적으로 검찰 수사를 방해하고자 하는 인사 농단을 즉각 중단하라"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