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은 고작 20년 안산 풍력발전기, 공사비 회수에만 73년

연간 전력생산, 당초 계획의 40% 수준…사실상 볼거리 전락

경기도 안산시 서해안 전곡항에 가면 누에섬 쪽으로 바다 위에 높이 80여m의 거대한 풍력발전기 3기가 보인다. 안산시가 국·도비와 시비 67억5천여만원을 들여 2009년 말 완공해 2010년부터 발전에 들어간 공공예산 투입 국내 1호 풍력발전 시설이다.
하지만 이 발전기가 제구실을 하지 못한 채 점차 볼거리로만 전락해 가고 있다.

11일 안산시에 따르면 시는 당초 이 일대에 평균 초속 5.7m의 바람이 불어 3기의 풍력발전기로 연간 3천969㎿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풍력발전기들이 생산하는 연간 전력은 2018년 1천251㎿, 2017년 1천631㎿ 등 연평균 1천591㎿에 불과하다.

당초 계획량의 40.1% 수준에 머무는 것이다.

생산 전기를 전력거래소를 통해 판매해 거둔 이익은 2018년 1억2천여만원, 2017년 1억3천700여만원, 2014년 2억3천900여만원 등 연평균 1억6천260여만원에 그쳤다. 이런 규모의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 시가 투입하는 연간 운영비는 7천여만원이다.

풍력발전기의 연간 평균 수익이 9천200여만원인 셈이다.

이를 고려하면 발전기 설치에 들어간 예산 67억5천여만원을 모두 회수하기 위해서는 73년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이 발전기들의 설계 수명은 20년에 불과해 사실상 공사비 회수는 불가능하다.

시는 이 지역의 평균 풍속이 초속 4.0∼4.3m로, 당초 연구용역 결과 초속 5.7m보다 느려 발전량이 계획보다 훨씬 적다고 말했다.

시는 다만, 최근 이 풍력발전기를 보기 위해 이 지역을 방문하는 관광객들도 있고, 시도 풍력발전기를 포함해 인근 시화호 조력발전소와 연료전지 발전소 등을 연계한 신재생에너지 관련 관광산업을 활성화하려 해 발전 외에 별도의 경제적 효과는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화력발전소와 같이 환경을 오염시키는 탄소 배출을 하지 않는다는 장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누에섬 풍력발전기의 경우 초창기 기술인 데다가 이 지역의 풍속이 발전에 최적인 초속 12m를 크게 밑돌아 당초 목표로 한 발전량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앞으로 시설 개선을 하더라도 많은 예산이 필요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