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 중심' 세종시 원수산 한자 표기 바꾸나…내부 검토

장수 뜻하는 원수(元帥)를 대통령 의미하는 원수(元首)로
정부세종청사가 들어선 세종시 신도심의 주산(主山)인 원수산(元帥山)의 한자 표기를 바꾸는 방안이 검토돼 향후 추이에 관심이 쏠린다. 12일 세종시 등에 따르면 지역 일부 시민단체가 원수산(元帥山)의 '수'를 우두머리를 의미하는 '머리 수'(首)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현재 사용하는 수(帥)는 장수를 뜻한다.

원수(元帥)는 고려시대 군사를 통솔하던 으뜸 장수를 지칭한다. 현대적 의미에서는 4성 장군인 대장보다 높은 가장 위 계급이다.

원수(元首)는 국가에서 으뜸가는 권력자다.

공화국에서는 대통령을, 군주국에서는 군주를 일컫는다. 시민 사회는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이 가시화하고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 여론이 높아지는 만큼 국가 원수를 뜻하는 한자로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은 세종시가 행정중심복합도시지만 명실상부한 행정수도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라도 한자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두 개의 크고 작은 봉우리로 이뤄진 원수산 중턱에는 2000년에 세운 유래비가 있다. 고려 충렬왕 17년(1291년) 중국 원(元) 나라에 반란을 일으킨 합단적(哈丹賊)이 관군에 쫓겨 남하하면서 고려를 침범했고, 고려는 원나라 군사와 함께 주둔지를 출발해 연서면 쌍전리 정좌산에서 합단적을 격파했다는 내용이다.

이 전투가 연기대첩이고, 원나라 군사가 주둔했던 곳을 원수산이라 부른다는 것이다.

다른 유래도 있다.

원수산 정상에 있는 '원수 형제봉' 안내판에는 한 동네 살던 형제가 불화 때문에 전쟁 같은 싸움을 벌였고, 형제 모두 천둥·번개로 죽어 두 개의 봉우리가 됐다는 전설을 기록해 놓았다.

시민사회는 이 같은 역사나 전설을 보존하는 것도 좋지만, 미래지향적으로 국가 최고 지도자인 원수(元首)가 포함된 지명으로 교체하길 원하는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시민단체 제안이 들어와서 내부에서 검토 중"이라며 "주민 의견 수렴 등 절차를 거친 뒤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