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연쇄살인 당시 수사 형사 "용의자 소식에 뜬눈으로 밤새"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페이스북에 소회 남겨

대한민국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 특정 소식이 알려지자 당시 현장에서 수사했던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이 감격의 소회를 밝혀 화제다. 김 연구위원은 19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간밤에는 거의 뜬눈으로 지새웠다"며 "어제 소식을 접하고 이 사건의 현장 책임자였던 하승균 전 경기청 강력계장과 통화해 전화기를 잡고 한참 울었다"고 밝혔다.

베테랑 형사 출신의 김 연구위원은 화성연쇄살인사건 당시 현장에 파견됐었으며, 하승균 전 총경과 함께 영화 '살인의 추억' 속 박두만 형사(송강호 역)의 모델이 된 것으로도 알려졌다.

김 연구위원은 이어 "비록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할 수는 없어도 반드시 검거해서 국민들 앞에 세워야 한다던 우리들의 약속이 실현되는 날이 왔다"면서 "앞으로 한두 달 정도 수사해서 전체 사건의 범인인지 판단하고 최종결과를 낸다고 하니 눈 부릅뜨고 지켜볼 일"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제 마지막으로 포천 여중생 살인사건만 해결된다면 (나의) 형사의 소명은 마무리될 것"이라며 또 다른 미제사건을 언급했다.

게시물을 읽은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두 형사의 소원이 꼭 이뤄지길', '만감이 교차하는 사건이겠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다른 강력범죄를 저질러 현재 교도소에 수감 중인 50대 남성을 특정했다고 밝혔다. 자신의 처제를 성폭행, 살인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이 용의자는 화성연쇄살인사건 관련 경찰의 1차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