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는 패배가 아니야"…재도전 돕는 '실패박람회' 성황

서울 광화문광장서 22일까지 개최
"지금 하는 일이 너무 힘들어 다른 직장을 찾고 있는데 이직 면접에 번번이 실패하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더라고요. 여기 오면 뭔가 도움을 얻을 수 있을까 싶어 와봤어요.

"
2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실패박람회'에서 만난 김모(32)씨는 마음대로 풀리지 않는 진로에 대한 답을 찾아보려고 박람회장을 찾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부터 22일까지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되는 실패박람회는 '실패를 넘어 도전으로'를 슬로건으로 다양한 실패 사례를 공유하고 재도전을 돕기 위해 지난해부터 행정안전부와 중소벤처기업부가 함께 주최하고 있다. 개막 첫날부터 수백명의 방문객이 광화문광장을 찾아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특히 비영리기관인 한국직업상담협회의 전문가들이 진로나 인간관계 등에 대해 종합적인 상담을 해주는 '실패처방전' 부스에는 방문객이 끊이지 않았다.

근처를 지나다 우연히 들렀다는 노정배(35) 씨는 "의류 매장 책임자로 일하고 있는데 최근 직장 내 인간관계로 어려움이 커 상담을 받았다"며 "지금 겪는 문제들이 내 잘못은 아니라는 위로와 함께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등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조언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상담을 받기 위해 대기하던 20대 남성은 사회생활을 앞두고 커지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해결할 방법을 찾고 싶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청년은 "취업을 할지 창업을 시도할지 고민 중이다.

해보고 싶은 것은 너무나 많은데 실패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과 두려움이 너무나 크다"며 "상담을 받고 다른 사람들의 경험을 듣다 보면 위로와 해법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람회장에는 창업진흥원과 신용회복위원회 등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상담 부스도 마련됐다.

또 가족과 친구 등에게 응원하는 메시지를 보내는 '실패해도 좋아질 거예요' 캠페인, '실패'나 '도전' 같은 단어로 이행시 짓기, 자신의 실패경험을 돌아보는 '체험 실패현장' 등 다양한 참여형 프로그램이 마련돼 호응을 얻었다.

라디오에서 실패박람회에 대한 소개를 듣고 아홉살 딸 아이와 함께 찾아왔다는 송낙경(49) 씨는 "취업도 결혼도 늦깎이로 하는 등 인생의 고비를 매번 힘겹게 넘었던 터라 다른 사람들은 어떤 실패를 겪고 어떻게 극복했는지 궁금했다"며 "내가 위로를 받아보려고 왔는데 자녀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코너가 많아 즐겁게 관람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