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문화교류로 탄생한 명품 '히젠 도자기'를 보다
입력
수정
국립진주박물관, 다음 달 1일부터 특별전
최영창 관장 "국내 첫 대규모 일본 도자전…한일관계에 많은 생각거리 줄 것" 일본 규슈 북서부 사가(佐賀)현에는 '트레저 헌팅'이라는 체험 상품이 있다. 참가자는 바구니를 들고 매장 내 이곳저곳을 자유롭게 다니며 찾아낸 도자기를 담아 가져간다.
트레저 헌팅으로 유명한 곳은 작은 고장인 아리타(有田). 임진왜란 때 일본에 끌려갔다는 조선 도공 이삼평이 정착한 장소다.
조선 장인들은 아리타에서 백자 재료인 백토 광산을 발견했고, 이로 인해 주변에 많은 자기 가마가 생겨났다. 17세기 중반에는 아리타에서 생산한 도자기가 북쪽에 인접한 이마리(伊萬里)를 거쳐 유럽에까지 수출됐다.
아리타 자기, 이마리 자기는 흔히 히젠(肥前) 도자기라고도 불린다.
히젠은 사가현과 나가사키(長崎)현 일부를 지칭하는 옛 지명이다. 일본이 임진왜란 당시 출병기지로 삼은 나고야(名護屋)성도 이곳에 있다.
1610년대에 처음 만들어진 아리타 도자기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기술 혁신을 거듭하면서 소박하고 수수한 느낌을 주는 조선 도자기와 달리 점차 화려하게 변했다.
한국과 일본의 문화교류로 꽃핀 히젠 도자기를 집중 조명하는 전시가 열린다. 임진왜란 전문 박물관인 국립진주박물관이 기획해 다음 달 1일 개막하는 '조선도자, 히젠의 색을 입다' 특별전이다.
최영창 국립진주박물관장은 25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대규모 일본 도자 기획전"이라며 "일본 도자문화 탄생과 발전 과정이 오늘날 한일관계에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과 일본의 도자기 장인이 주고받은 영향에 주목한 이번 전시에는 국내외 19개 기관 소장품 200여 점이 나온다.
그중 71점은 규슈에 있는 8개 기관에서 가져왔는데, 백자 청화 국화·넝쿨무늬 접시와 백자 완(碗)은 일본 등록유형문화재다.
또 히젠 자기 성립과 관련이 있는 국내 가마터 발굴 유물과 왕실묘 부장품으로 드러난 의소세손 의령원 출토품도 공개된다.
의소세손(1750∼1752)은 사도세자 적장자이자 정조 친형이다.
전시는 백자에 다양한 문양을 입히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상으로 시작한다.
이어 1부에서는 임진왜란 이전에 일본에서 다도 문화가 유행해 조선 도자기가 수출된 양상을 살핀다.
일본 다실을 재현한 공간을 마련하고, 찻그릇으로 인기가 높았던 조선 분청사기와 백자를 소개한다.
2부는 임진왜란이 끝난 뒤 조선 장인들이 아리타에서 만든 초기 백자를 시발점으로 히젠 도자기가 어떻게 발전했는지 추적한다.
3부는 17∼19세기 조선과 일본 사이에서 이뤄진 도자 교류를 조명한다.
히젠 도자기는 조선에도 유입됐고, 일본 도자기 문양에 영향을 받은 조선 자기가 제작되기도 했다.
전시 마지막 부분에는 히젠 도자기 중 엄선한 명품 12점을 선보이고, 영상실에서는 아리타 도자 문화를 주제로 한 영상을 상영한다.
박물관은 12월 8일까지 열리는 특별전과 연계해 10~11월 네 차례 강연회를 연다. 하우봉 전북대 명예교수, 방병선 고려대 교수, 한성욱 민족문화유산연구원장, 가타야마 마비 일본 도쿄예술대 교수가 강사로 나선다. /연합뉴스
최영창 관장 "국내 첫 대규모 일본 도자전…한일관계에 많은 생각거리 줄 것" 일본 규슈 북서부 사가(佐賀)현에는 '트레저 헌팅'이라는 체험 상품이 있다. 참가자는 바구니를 들고 매장 내 이곳저곳을 자유롭게 다니며 찾아낸 도자기를 담아 가져간다.
트레저 헌팅으로 유명한 곳은 작은 고장인 아리타(有田). 임진왜란 때 일본에 끌려갔다는 조선 도공 이삼평이 정착한 장소다.
조선 장인들은 아리타에서 백자 재료인 백토 광산을 발견했고, 이로 인해 주변에 많은 자기 가마가 생겨났다. 17세기 중반에는 아리타에서 생산한 도자기가 북쪽에 인접한 이마리(伊萬里)를 거쳐 유럽에까지 수출됐다.
아리타 자기, 이마리 자기는 흔히 히젠(肥前) 도자기라고도 불린다.
히젠은 사가현과 나가사키(長崎)현 일부를 지칭하는 옛 지명이다. 일본이 임진왜란 당시 출병기지로 삼은 나고야(名護屋)성도 이곳에 있다.
1610년대에 처음 만들어진 아리타 도자기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기술 혁신을 거듭하면서 소박하고 수수한 느낌을 주는 조선 도자기와 달리 점차 화려하게 변했다.
한국과 일본의 문화교류로 꽃핀 히젠 도자기를 집중 조명하는 전시가 열린다. 임진왜란 전문 박물관인 국립진주박물관이 기획해 다음 달 1일 개막하는 '조선도자, 히젠의 색을 입다' 특별전이다.
최영창 국립진주박물관장은 25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대규모 일본 도자 기획전"이라며 "일본 도자문화 탄생과 발전 과정이 오늘날 한일관계에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과 일본의 도자기 장인이 주고받은 영향에 주목한 이번 전시에는 국내외 19개 기관 소장품 200여 점이 나온다.
그중 71점은 규슈에 있는 8개 기관에서 가져왔는데, 백자 청화 국화·넝쿨무늬 접시와 백자 완(碗)은 일본 등록유형문화재다.
또 히젠 자기 성립과 관련이 있는 국내 가마터 발굴 유물과 왕실묘 부장품으로 드러난 의소세손 의령원 출토품도 공개된다.
의소세손(1750∼1752)은 사도세자 적장자이자 정조 친형이다.
전시는 백자에 다양한 문양을 입히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상으로 시작한다.
이어 1부에서는 임진왜란 이전에 일본에서 다도 문화가 유행해 조선 도자기가 수출된 양상을 살핀다.
일본 다실을 재현한 공간을 마련하고, 찻그릇으로 인기가 높았던 조선 분청사기와 백자를 소개한다.
2부는 임진왜란이 끝난 뒤 조선 장인들이 아리타에서 만든 초기 백자를 시발점으로 히젠 도자기가 어떻게 발전했는지 추적한다.
3부는 17∼19세기 조선과 일본 사이에서 이뤄진 도자 교류를 조명한다.
히젠 도자기는 조선에도 유입됐고, 일본 도자기 문양에 영향을 받은 조선 자기가 제작되기도 했다.
전시 마지막 부분에는 히젠 도자기 중 엄선한 명품 12점을 선보이고, 영상실에서는 아리타 도자 문화를 주제로 한 영상을 상영한다.
박물관은 12월 8일까지 열리는 특별전과 연계해 10~11월 네 차례 강연회를 연다. 하우봉 전북대 명예교수, 방병선 고려대 교수, 한성욱 민족문화유산연구원장, 가타야마 마비 일본 도쿄예술대 교수가 강사로 나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