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연설…"걸프지역, 미군 철수할 때만 안전해질것" "美제재는 경제적 테러…협상 재개 위해선 제재 멈춰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걸프지역(안전)은 "붕괴의 가장자리에 있다"면서 "한 번의 실수가 큰불을 부채질할 수 있다"고 밝혔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4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안전은 미국의 무기와 개입으로 제공되지 않는다"며 "미군이 철수할 때만 안전해질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같은 언급은 미국의 이란 핵합의 탈퇴와 이란에 대한 제재 재개, 지난 14일 발생한 사우디아라비아 원유시설 피격 등과 관련해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격화된 가운데 미국을 겨냥한 것이다.
미국은 사우디 원유시설 피격과 관련, 이란을 배후로 의심하는 한편 추가 제재를 단행하고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에 미군 병력과 군사 장비를 추가 배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로하니 대통령은 "우리는 외세의 도발적 개입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우리의 안보와 영토 보전에 대한 위반, 어떤 종류의 침해에 대해서도 단호하고 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걸프 지역에서 평화와 안전을 공고히 하는 유일한 길은 걸프 및 호르무즈 지역에서 공동의 이해를 가진 모든 국가 사이에서의 통합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미국과의 협상 가능성과 관련, "압박 하에서의 우리의 대응은 '노(no)'"라면서 "제재하에서의 어떤 협상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란은 '빈곤의 무기'로 굴복시키려는 적과 결코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협상 시작을 위한 길을 열기 위해 제재를 멈춰라"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제재를 통해 이란 경제를 위기로 내몰고 이를 통해 이란을 굴복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로하니 대통령은 다만 "정의로, 평화로, 법치로, 공약과 약속으로, 마침내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자"고 말했다. AP통신은 로하니 대통령이 외교의 여지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그는 원유 수출 금지를 포함한 미국의 제재에 대해 "무자비한 경제적 테러"라면서 "미국이 국제적인 해적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이 탈퇴한 이란 핵합의에 대해 "우리는 핵합의에 전념하고 있다"면서도 "미국은 약속에서 등을 돌리고, 유럽은 약속을 이행할 수 없거나 이행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고 "우리의 인내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로하니 대통령은 "사우디의 안전은 외세를 불러들이는 것보다 예멘에 대한 침공을 끝냄으로써 보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주변국에 "우리는 미국이 아니라, 여러분들과 이웃"이라면서 걸프 지역에서의 미군 철수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