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에게 촛불은 혁명 아닌 출발점…기성세대 응원 필요"

'촛불혁명' 3주년 토론회…"광장의 거대한 힘, 청년 참여로 가능"
'촛불혁명' 3주년을 맞아 촛불 이후 청년 세대의 역할과 과제 등을 논의하는 학술 토론회가 1일 서울 종로구 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서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주윤정 선임연구원과 류연미 박사는 "청년들은 촛불을 통과하면서 집합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의 의미를 이해했고, 일상 속의 부당한 폭력과 위계에 저항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고 진단했다.

주 선임연구원 등은 청년 14명을 인터뷰하고 청년·청소년 단위 시국선언문 138건을 분석한 결과 등을 토대로 촛불 집회가 청년들이 연대해 목소리를 내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주 선임연구원 등은 "그러나 변화한 청년들을 둘러싼 삶의 조건은 변하지 않았다"며 촛불 이후 이뤄야 할 과제가 많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비정규직의 노동조건, 성별 소득 격차와 유리천장, 주거 빈곤과 사회적 안전망의 부족 등은 지금도 서로 다른 강도로 청년들의 삶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촛불은 단순히 제도 권력의 변화만이 아니라 권위주의 정치를 타파하고 개인의 권리와 인권을 존중하는 탈바꿈, 다시 말해 민주주의의 방식의 전환을 지향했다"며 "한국 사회의 청년에게 촛불은 아직 혁명이 아니라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기성세대는 진정한 사회적 탈바꿈을 위한 청년들의 무수한 도전과 투쟁을 응원하고 기다려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석준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기획위원은 "촛불 광장이 거대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민주화 세대뿐만 아니라 청년 세대가 대거 참여했기 때문"이라며 청년들의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장 위원은 "광장의 요구는 민주개혁뿐 아니라 '박근혜 전 대통령 - 최순실·정유라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각형으로 상징되던 특권 세습층의 지배, 즉 '세습자본주의'를 향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세습자본주의에 대한 청년 세대의 비판 담론은 공정성을 부각하고 있지만, 경쟁을 통한 서열화를 인정하면서 '공정한' 경쟁만을 요구하는 데는 많은 한계가 있다"며 '보편적 평등'을 지향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토론회 2부에서는 특성화고 권리연합회, 대학학생회네트워크 등에서 활동하는 청년 5명이 촛불 이후 한국 사회의 '불평등과 공정, 사회적 약자와 혐오'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