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 바지선 양양 기사문항 입구에 좌주…어민들 대책 마련 촉구

기상특보가 내려진 바다에서 표류하던 대형 바지선이 항구 입구 바닥에 걸려 출어에 지장을 받은 어민들이 대책 마련과 보상을 촉구하고 있다.
4일 강원 양양군 현북면 기사문항 어민들에 따르면 인근 해군항 입구 준설을 위해 기사문항 앞바다에 있던 대형 바지선 한척이 전날 풍랑특보가 내려진 바다에서 표류하다가 해안가로 밀려 들어와 항구 입구 물이 얕은 곳의 바닥에 걸려 좌주됐다. 좌주로 선박 일부가 파손되자 해경을 비롯한 방제당국은 항구 입구에 오일펜스를 설치하고 흡착포를 사용해 바다로 유출된 기름 제거작업을 벌였다.

이 때문에 4일 새벽 출어를 못 한 어민들은 손해가 막심하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어민들은 "항구 입구에 좌주된 바지선으로 어선 통행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항구를 봉쇄한 오일펜스로 인해 어선이 출어를 못 하고 있다"며 "조업 차질로 인한 손해가 막심하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기사문항 주변은 서핑족들이 몰리는 곳으로, 사고 조치가 조속히 이뤄지지 않으면 이로 인한 피해도 엄청날 것"이라며 "하루빨리 좌주된 선박을 이동하고 피해를 보상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공사 측 관계자는 "작업 준비 중이던 선박을 고정했던 체인이 높은 파도에 끊어지면서 이 같은 사고가 발생했다"며 "구난팀이 모래 위에 얹힌 선박을 끌어내는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잠수사가 확인한 결과 좌주된 선박 오른쪽 일부가 파손됐으나 선박에 적재된 기름은 다행히 유출되지 않았다"며 "선박 주변과 항구 입구에 떠다니는 기름은 갑판 등에 있던 작업유로, 선박에 적재된 기름은 장비를 이용해 다른 곳으로 이동시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속초해경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지난 3일에 발생했다.

기사문항 앞 400m 해상에 정박해 있던 646t급 바지선이 높은 파도에 계류 체인이 끊어지면서 해안가로 밀린다는 신고가 오전 10시 50분께 접수됐다.

이에 해경은 경비함을 출동 시켜 기름 유출에 대비한 응급조치를 취하는 한편 선박에 타고 있던 선원 3명을 낮 12시 23분께 헬기로 구조했다. 하지만 파도에 해안으로 밀리던 바지선은 같은 날 오후 8시 16분께 기사문항 입구에 좌주됐다.

사고 선박에는 경유 2만4천ℓ가 실려 있었으나 외부로 유출되지는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