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하트 美방위비대표 비공식 방한…韓여론 살피고 美입장 설명(종합)

협상무관 방한은 이례적…8일까지 머물며 韓대표와 만찬·국회 및 언론 접촉
협상 속도내기 위한 행보로 풀이…당국자 "서울 분위기 파악 목적인듯"
내년 이후 적용할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의 미국측 수석 대표가 비공식으로 한국을 찾아 주목된다. 제임스 드하트 미국 방위비분담협상 대표는 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드하트 대표는 '미국의 방위비 요구가 과한 것 아니냐'는 등의 취재진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한국을 방문해 매우 기쁘다"고만 한 채 공항을 빠져나갔다.

드하트 대표는 8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한국측 수석대표인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협상 대사와 비공식 만찬을 하고 국회 인사와 언론계 인사들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한미군 관계자와도 회동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수석대표간 만남은 지난달 23∼24일(현지시간) 미국 호놀룰루에서 진행된 제2차 회의 이후 처음이다.

3차 회의는 11월 중 한국에서 열기로 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정해지진 않았다. 방위비 협상 진행 중에 미측 수석대표가 회의 일정과 관계없이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직전 제10차 협상 당시 미국의 티모시 베츠 대표가 협상 개시 전에 한국을 찾아 주한미군 실태와 분담금 운영 상황을 확인한 적은 있다.

드하트 대표의 방한은 한국 측 입장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해 협상에 속도를 내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0차 SMA 협정문의 유효기간은 올해까지로, 원칙적으로는 연내 협상이 타결돼야 내년부터 11차 협정문을 적용할 수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측이) 연말 시한내 열심히 협상을 해보려고 하다 보니 서울에서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것이 많지 않겠냐"면서 "서울 분위기를 파악하며 '합리적이고 공평한 것'이 무엇인지 직접 들어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른 한편에선 드하트 대표가 국회와 언론계 인사를 만나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의 취지를 직접 설명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