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앞 삼겹살파티…그리스 "정치범죄" vs "국민권리" 논쟁

그리스 극우단체가 수용자 대부분이 무슬림인 난민캠프 인근에서 돼지고기 바비큐 시위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5일(현지시간) 독일 도이체벨레에 따르면 그리스 극우 단체 '마케도니아연합'은 오는 10일 북부 디아바타에 있는 난민캠프 인근에서 이런 집회를 개최한다고 홍보했다. 행사 참석자들은 그리스 내 이주민 유입 증가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돼지고기를 먹고 술을 마실 것이라고 이 단체는 밝혔다.

무슬림들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돼지고기와 알코올 섭취가 금지된다.

이 시위를 두고 그리스 정치권에서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지난 5일 국회 토론회에서 진보 성향의 크리스 얀눌리스 의원은 이 시위가 위법이라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수치스럽고, 다른 신념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도발"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정치 행위이자 범죄 행위"에 대해 주최 측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보수 성향의 코스타스 키라나키스 의원은 유럽연합(EU) 비회원국 국민들이 그리스인들의 생활 방식을 좌우해선 안 되며, 이번 시위를 규제하는 것은 그리스 시민들의 권리를 규제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반박했다. 터키를 통해 그리스에 도착한 중동 이주민들의 수는 지난해 말 약 5만5백명에서 올 10월까지 약 5만5천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