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통합기구 가속페달…유승민 "보수재건 의지부터"

黃, 실무준비단 띄우며 "통합이 정의"…초재선들도 '빅텐트' 요구
劉 "'탄핵 강건너 개혁보수로 새집' 지어야 대화…쉽지는 않을 것"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보수 대통합'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통합협의기구 구성을 본격 추진하면서 '이르면 다음 달, 늦어도 내년 1월'이라는 시한도 제시했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을 이끄는 유승민 의원도 보수통합에 공감하면서 대화 의사가 있다고 화답했다.

단, 그 전에 '보수재건'의 의지가 확인돼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한국당은 7일 보수통합을 논의하는 당내 통합협의기구 실무팀에 홍철호·이양수 의원을 선정했다.

실무팀은 당 바깥에 통합협의기구를 구성할 때 변혁 측이나 우리공화당, 재야 보수세력과 소통하는 창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은 모든 걸 통합의 대의에 걸어야 할 때이다. 통합이 정의이고 분열은 불의"라며 "대한민국의 근간을 파괴하고 있는 문재인 정권에 맞서 헌법적 가치를 존중하는 모든 자유민주세력의 통합, 이 통합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변혁과 우리공화당 등에 보수 대통합 협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한 데 이어 "가급적 빠를수록 좋겠다"며 "12월은 돼야 할 것 같고, (내년) 1월이 될 수도 있겠다"고 통합의 '데드라인'을 제시했다.

이처럼 황 대표가 추진하는 보수통합은 당내에서도 힘을 받고 있다. 초·재선 의원들은 잇따라 모임을 열고 "(보수통합에)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한다", "조건 없는 빅텐트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분열은 총선 필패'라는 위기감이 깔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혁 측에서 감지되는 기류는 이틀째 급박하게 돌아간 황 대표와 한국당의 분위기와 아직 온도차가 있다.

특히 통합 논의에서 키를 쥔 유승민 의원은 대화의 조건으로 자신이 내세웠던 '3대 원칙'이 관철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탄핵의 강'을 건너고, 개혁보수로 나아가며, '낡은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짓자는 '보수재건'의 원칙들에 대한 황 대표 측의 의지가 확인돼야 비로소 통합을 위한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찬반과 책임론을 저편에 둔 채 이편으로 건너와야 하고, 자유·공정·평등 등 개혁보수의 가치와 시대정신 위에 기존의 한국당 체제가 아닌 새로운 체제로 나서야 정권 창출이 가능한 만큼, 황 대표가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놔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황 대표는 "극복할 수 있다"고 했지만, 유 의원은 이날 변혁 비상회의에서 "보수 재건을 위해 3가지 원칙만 확실히 지켜진다면 아무것도 따지지도, 요구하지도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 대화는 굉장히 어려운 대화"라고 했다.

변혁 측에선 정치세력 간의 통합이 갑자기 협의기구를 띄운다고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게 아닐뿐더러, 출발부터 수면 위로 내놓은 협의가 매끄럽게 진행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변혁 소속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물밑에서도 갈등이 심해 성사되기 어려운 게 통합 논의인데, 시작하자마자 물 밖으로 나왔다"며 "황 대표가 조급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다른 의원도 "통합의 효과도 퇴색하고, 불발되면 비난만 한몸에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리공화당도 황 대표가 제안한 보수통합에 아직 거리를 두고 있다. 홍문종 공동대표는 이날 TBS 라디오에 나와 "탄핵에 찬성한 사람들이 반성하고, 잘못했다고 하고, 이제 다시는 그런 일이 없겠다고 해도 될까 말까"라며 "지금 자기들이 잘했다고, 우리가 잘못한 게 뭐냐, 이런 식으로 나가면 그 사람들과 같이 가는 게 어렵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