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자살' 당하지 않기 위해 유서를 쓰다

KBS '시사직격' 현지 의문사 등 취재…오늘 방송
홍콩 시민들의 민주화 요구 시위가 이어진 지 5개월. 그동안 시위대가 간절하게 요구한 '5대 요구' 중 하나인 '범죄인 인도 법안'이 철회됐지만 시위대의 분노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거리에서 연일 이어지는 백색테러와 시위에 참여한 한 여학생의 의문스러운 죽음. 거기다 경찰에 체포됐던 학생이 경찰의 성폭행을 공개 폭로하면서 홍콩 시민들은 '자살당하지' 않기 위해 유서를 써서 들고 거리에 나선다.

KBS 1TV 시사 프로그램 '시사직격'은 8일 방송에서 최루탄과 화염병이 난무하는 홍콩 시위 현장과, 현지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의문사의 의혹을 밝히기 위해 현지 취재한 내용을 공개한다.

지난 9월 15세 소녀 천옌린(陳彦霖)이 야우퉁(油塘) 인근 바다에서 나체 상태의 익사체로 발견됐다. 경찰은 그의 죽음은 자살이며, 발견된 신체에서는 어떠한 폭행이나 성폭행 등의 흔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시위에 참여하며 홍콩의 자유를 누구보다 원하던 어린 학생의 죽음은 많은 이에게 의문을 남겼다.

학교 측에서는 천옌린이 사건 당일, 바다로 걸어가는 모습이 담긴 CCTV를 공개하지 않아 의혹은 더해졌다. 제작진은 그의 당일 행적을 따라 그가 다니던 학교를 찾아갔다.

천옌린과 함께 살았다는 친구와, 그의 사건에 대해 취재한 홍콩 빈과일보 기자를 만나 사건 전말을 들었다.

지난달, 소문으로만 떠돈 경찰의 성폭행 의혹도 한 학생을 통해 사실로 드러났다. 쓰고 있던 마스크를 벗으며 자신의 얼굴을 공개한 이는 홍콩 중문대학생 소니아 응. 그간 체포된 시위자에 대한 가혹행위부터 성폭행 사건까지 여러 소문이 무성한 산욱링(新屋嶺) 구치소에 직접 수감됐던 인물이다.

현지에서 만난 그는 공개 증언 이후 매일 협박 전화에 시달리며, 학교 외에는 외부출입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제작진은 전했다.

그는 제작진에 "제가 아는 사람 중에 적어도 한 명의 중학생이 경찰들에게 강간당했다"며 "한국의 시청자들이 홍콩의 시위대를 폭력자나 평화를 깨트린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오늘 밤 10시 방송.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