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외고 동문 변호사들, '외고 지키기' 법적 투쟁 나선다

'대원외고 1호 검사' 출신 김윤상 중심…"제 인생과 자존심 걸었다"
대원외고 출신 변호사들이 무료 변호인단을 꾸려 외고 폐지에 반대하는 법적 투쟁에 나선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원외고 출신 1호 검사' 타이틀을 지닌 김윤상(50·사법연수원 24기) 변호사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랑스러운 나의 모교, 대원외고를 지키겠습니다'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김 변호사는 게시글에서 "외고 폐지 정책을 무력화시키고자 법정 투쟁에 나서겠다"며 "제 인생과 자존심을 걸고 전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동문으로 구성된 무료 변호인단 구성을 마친 뒤 다음 달부터 본격 법적 활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김 변호사가 글을 올린 지 하루 만에 10여명의 변호사가 그의 메일로 참가 의사를 밝혔다.

김 변호사는 "시행령 개정 반대 의견서, 교육부 장관 처분 취소 소송, 헌법소원을 제기해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설립 근거가 명시돼있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고쳐서 해당 학교 유형들을 없애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김 변호사는 유순종 대원외고 교장으로부터 이 같은 활동에 대한 승낙을 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모교를 대리해 권익을 지켜낼 것"이라며 "조만간 모교를 방문해 선임계 작성을 하고 본격적인 활동 계획을 잡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자신이 모교로부터 받은 큰 혜택을 보답하는 마음으로 이 같은 무료 변론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대원외고 스승들과 친구들을 못 만났다면 전 결코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지 못했고 아마도 오늘의 제가 없었을 것"이라며 "실제로 제가 (주소지에 따라) '뺑뺑이'로 배정될 예정이었던 모 고교는 1988년 대입에서 서울대 문과에 아무도 합격하지 못했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그러면서 "인적 자원밖에 없는 한국이 살려면 경쟁국과 맞설 수 있는 글로벌 엘리트를 충분히 길러내야 한다"며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서울 출신으로 대원외국어고, 서울대 법대를 나온 김 변호사는 2013년 대검찰청 감찰1과장을 지내던 중 '혼외자 의혹'을 받은 채동욱 전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감찰 결정에 반발해 사의를 표명한 인물이다. 그는 당시 검찰 내부 통신망에 "차라리 전설 속의 영웅 채동욱의 호위무사였다는 사실을 긍지로 삼고 살아가는 게 낫다"는 글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