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종이접기,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시키겠다"

노영혜 종이문화재단 이사장 "추진위 결성, 세계화로 신한류 점화"
"한민족의 DNA(유전자 본체)로 이어져 온 '종이접기'를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K(한국)-종이접기'를 국내외에 전파해 온 노영혜 종이문화재단·세계종이접기연합회 이사장은 1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유네스코문화유산에 등재된 종묘제례·아리랑·김장처럼 종이접기도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는 데다 다양한 일상생활에서 활용됐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노 이사장은 10∼11일 열린 '2019 고깔축제, 조이! 대한민국 종이접기 종이문화컨벤션'에서 종이접기 세계화를 위해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운동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종이접기의 원류는 '고깔'"이라며 "고깔은 돌출부를 의미하는 '곳'과 쓰개를 의미하는 '갈'의 조합단어로, '뾰족한 관모'를 가리킨다"고 설명했다.

노 이사장은 "고깔을 고구려시대부터 지금까지 민속 행사에서 사용해왔다. 이 고깔을 직물에서 종이로 대체해 만들기 시작하면서 종이접기가 대중화됐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는 일본의 종이접기인 오리가미(Origami)가 더 널리 통용되고 있지만 고구려 영양왕 21년인 610년 사신으로 일본에 간 승려 담징이 제지술과 종이문화를 처음 전한 것이므로 그 역사는 우리가 더 오래됐다고 그는 주장했다.

노 이사장은 "중국 후한시대 채륜(蔡倫)이 종이를 발명했다고 하지만 생활 문화로 정착시킨 것도 우리 한민족"이라며 "실이나 천으로 만드는 한지(漢紙)와 달리 우리 종이는 섬유질이 단단한 닥나무(楮)로 만들어 품질도 우수하다"고 소개했다. "벽지나 창호지를 쓰는 나라는 있지만 장판까지 종이로 쓴 나라는 우리밖에 없습니다.

종이를 접거나 오리고 또 꼬거나 뭉치는 등 다양한 기법을 생활 속에 사용해왔고 책이나 문필용은 물론이고 생활용품, 종교·제례 의식, 민속놀이 등 다양하게 사용해왔죠. 특히 색종이를 처음 만들어 사용한 것도 우리 민족입니다"
노 이사장은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방법으로 종이접기 역사 발굴과 홍보의 중요성을 꼽았다. 내년에는 2017년에 이어 두 번째로 '대한민국 종이접기 역사포럼'을 열어 학자들의 연구 성과를 널리 알릴 계획이다.

포럼에 앞서서 '종이접기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추진위원회'도 발족시켜 본격적인 홍보에 나선다.

그는 "문화유산 등재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리 국민이 애정과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며 "우리 스스로가 긍지를 갖지 못한 상황에서 세계인들로부터 인정받기란 쉽지 않다"고 단언했다.

일례로 그는 "네이버를 비롯해 국내 백과사전 등에서 종이접기를 검색하면 영문 표기명이 'Origami'로 나오는 데 독일의 '파삐에르팔트'(Papierfalt)나 스페인의 '파펠 프레게두'(Papel plegade)처럼 우리말 발음 표기인 '종이접기'(Jong ie jupgi)로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1989년 국내 첫 종이접기 단체인 한국종이접기 협회를 발족시켰고 2005년 종이문화재단과 2012년 세계종이접기연합을 각각 설립했다.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 52곳과 국내 145곳에 지부와 교육원을 세워 30만명의 종이접기 강사를 배출했다.

2015년부터는 '한반도 평화통일과 세계평화 기원 고깔 8천만개 접어 모으기 운동'도 펼치고 있다.

여기서 8천만개는 남북한과 재외동포를 합한 숫자를 상징한다.

그는 "올해 종이문화컨벤션에서 일본 이바라기조선학교 어머니회가 접어 보내온 고깔 등 3만개를 포함해 45만개의 고깔을 모은 상태"라며 "8천만명의 한겨레가 한마음으로 통일과 세계 평화를 기원하자는 취지의 캠페인인 만큼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이사장은 "현재 종이접기를 하고 있는 사람들은 국내외 종이접기 강사들이 가르친 일반인·학생, 종이접기 애호가 등을 합하면 100만명을 훌쩍 넘어설 것"이라며 "종이접기는 아이들의 창의인성 발달과 노인의 치매 예방에도도움이 되기 때문에 그 인구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자부했다. 그는 "종이접기를 세계적으로 확산시켜 K팝·K드라마·K푸드 등에 이어 새로운 한류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