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대형화 추세에 부산항 하역 생산성 감소…경쟁력 하락 우려

2018년 1분기 124회→2019년 3분기 104.8회, 세계 순위 10→17위
해양수산개발원 "장치장·안벽 장비 확대, 신항 5개 부두 통합운영 등 필요"
컨테이너선 대형화 추세에 맞춰 세계 항만들이 하역 생산성 높이기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부산항은 생산성이 감소하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의 '선박 대형화와 항만의 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20피트 컨테이너 8천개 이상을 싣는 대형선을 대상으로 한 선석 생산성은 2016년 시간당 90.9회에서 2017년 91.1회, 2018년 93.9회로 증가했다.

그러나 2018년 1분기에 시간당 124.0회까지 늘어난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2019년 3분기에는 104.8회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KMI는 밝혔다.

이는 말레이시아 탄중팰레파스항(134.6회), 중국 칭다오항(129.6회), 싱가포르항(125.6회), 중국 톈진항(123.9회) 등과 비교하면 시간당 10회 정도 하역속도가 뒤지는 셈이다. 항만별 세계 순위도 2018년 10위에서 올해 3분기 17위로 밀려났다.

일본 요코하마(118.5회)가 부산항을 제치고 10위로 올라섰다.

컨테이너부두의 선석 생산성은 기항하는 선박의 정시운항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선박이 갈수록 대형화하고 한 번에 싣고 내리는 컨테이너 양이 늘어나기 때문에 생산성이 받쳐주지 못하면 그만큼 선박의 정시성을 보장하기 어렵고 이는 결과적으로 항만 전체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진다.
세계 주요 20개 항만에 기항하는 정기 노선 컨테이너선의 평균 크기는 2016년 20피트 컨테이너 7천620개 규모에서 2019년에는 8천106개로 6.6% 증가했다.

한 번에 20 컨테이너 2만개 이상을 싣는 초대형선이 최근 급속히 늘어난 영향이다. 8천개 이상 적재하는 대형선이 하역을 위해 접안하는 시간은 2014년 24.7시간에서 2019년 26.0시간으로 늘었다.

해양수산개발원은 부산항의 하역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단기적, 중장기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단기적으로는 컨테이너를 쌓아둘 장치 공간을 추가로 확보하고, 안벽 장비를 추가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료 장치기간을 줄이는 것도 요구된다.

2006년에 개장한 부산 신항은 부두 폭이 대부분 600m 이내로 대형선들이 한꺼번에 수천개의 컨테이너를 하역하면 장치율이 한계치인 80%를 넘는 경우가 많아 부두 운영효율이 떨어지는 문제를 안고 있다.

안벽 크레인도 선석당 3∼4개로 최대 5∼6개인 외국 항만들보다 부족하다.

21개 선석을 가진 신항은 운영사가 5개로 나뉘어 선석과 장비의 활용성을 최대한으로 높이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5개 부두를 통합운영하는 방안도 중장기 정책으로 주문했다. 항만시설 공급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므로 선박 대형화와 물동량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장래 부두개발계획 수립 때는 예비선석을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