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작약도'는 일제 때 바뀐 이름…'물치도'로 변경 추진

인천시 동구는 내년까지 구에 있는 유일한 섬 작약도의 이름을 물치도(沕淄島)로 바꿀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동구는 전날 지명 변경을 위한 자문위원을 위촉해 회의를 열고 고문헌과 고지도에 실린 이 섬의 지명 유래 등 여러 자료를 공유했다. 동구는 행정구역상 동구 만석동에 속하는 작약도의 지명이 일제강점기 때 바뀌었다는 점을 고려해 고유의 이름인 물치도로 다시 바꾸기로 했다.

작약도라는 이름은 일제강점기 한 일본인이 섬을 사들인 뒤 작약꽃 봉오리처럼 생긴 섬 형태를 보고 작명한 데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동여지도나 동여도 등 조선시대 후반에 제작된 지도에는 작약도가 물치도로 표기돼 있다. 지역 향토사학회는 '물치'가 밀물 때 섬 주변에 물고랑이 생기며 섬을 받치는 지형 특성을 나타낸 것이라고 추정했다.

동구는 자문을 토대로 구 산하 지명위원회 심의를 거쳐 내년 상반기 인천시 지명위원회에 작약도 지명 변경에 대한 안건을 올릴 예정이다.

시 지명위원회와 국가지명위원회 심의까지 끝나면 지명이 최종 변경된다. 인천 월미도에서 2㎞ 떨어진 곳에 있는 작약도는 연간 25만명이 찾는 인천의 대표 휴양지였으나 섬과 육지를 오가던 여객선이 2013년 끊긴 뒤 지금은 무인도로 남아 있다.

구는 올해 1월 작약도를 유원지로 조성하는 계획을 수립하고자 용역을 발주하고 구체적인 개발 방식을 검토 중이다.

동구 관계자는 "3·1운동 100주년을 기려 고유의 지명을 잃어버렸던 작약도의 이름을 되찾고 섬의 정체성을 되찾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