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오바마 "소녀들이여, '가면 증후군'서 벗어나라"

말레이시아서 열린 오바마재단 행사서 연설…"권력 위해 남성과 싸워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55) 여사가 소녀들에게 스스로를 괴롭히는 '가면 증후군'(자신의 성공이 노력이 아니라 순전히 운으로 얻어졌다고 생각하며 불안해하는 심리)에서 벗어나 기회를 위해 남성에 맞서 싸우라고 촉구했다.
오바마 여사는 12일(현지시간) 오바마 재단 주최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차세대 지도자들을 위한 행사에 참석해 많은 남성들이 고위직으로 올라가는 과정을 당연하다고 느끼는 반면, 자신 역시 흑인 여성으로서 살아가면서 가면 증후군을 경험했다고 고백하면서 이렇게 조언했다.

오바마 여사는 아시아태평양 33개국 출신의 지도자들을 상대로 한 이날 강연에서 "고위직에 속할 자격이 없는 많은 사람(남성)들이 존재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지적해 여성이 대부분을 차지한 청중 200명으로부터 큰 웃음을 끌어냈다.

그는 "그들(남성들)은 거기에 속한다는 말을 들어왔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단지 그렇다고 간주할 뿐이다.

그러니 자신감을 갖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의존해서는 안된다"고 역설했다.

시카고의 노동자 계급의 가정에서 성장한 오바마는 자신 역시 명문 대학인 프린스턴대에 들어가기엔 충분히 뛰어나지 않다는 말을 주변에서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소수집단과 여성을 괴롭히는 가면 증후군에도 불구하고 일류 대학에 들어가 학업적 성취를 이룰 수 있었다고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되짚었다.

오바마 여사는 프린스턴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한 뒤 하버드대 로스쿨에 진학해 변호사로 성공했다.

그는 "'당신은 거기 있어서는 안된다'고 사회가 이야기하기 때문에 여성들은 가면 증후군을 느끼곤 한다"며 "그러나, 여성과 다양한 생각, 그리고 다르게 생각하고, 다른 종교적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필요하다. 진실과 정답은 다양한 경험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할리우드 스타인 줄리아 로버츠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소녀들을 위한 교육 기회 확대를 촉진하기 위해 아시아를 방문 중인 이들은 주초에는 베트남을 찾아 교육이 어떻게 삶을 변화시키는지를 강조했다. 한편, 강력한 여성인권 옹호자로 평가되는 오바마 여사는 지난 해 갤럽의 여론 조사에서는 미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여성으로 꼽히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