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가 찜한 TV] 9회말 역전만큼 짜릿한 '스토브리그' 8위

디테일에 극적 요소 더하며 기존 스포츠극과 차별화
독불장군 구단장이 프런트마저 감쪽같이 속이고 이뤄낸 완벽한 트레이드, 9회말 역전타만큼 짜릿한 드라마다. 18일 CJ ENM과 닐슨코리아가 발표한 12월 둘째 주(9∼15일) 콘텐츠영향력평가지수(CPI·하단용어설명 참조) 집계에서 SBS TV 금토극 '스토브리그'가 CPI 지수 224.1로 8위를 차지했다.

기존에도 야구 등 스포츠를 직·간접적으로 조명한 드라마는 꽤 있었지만, '스토브리그'는 야구 중에서도 야구 선수들보다 구단과 프런트에 초점을 맞춰 눈길을 끈다.

야구가 가장 대중적인 스포츠이지만 구단 내 사정 등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기에 쉽게 보기는 어려울 수 있겠다는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스토브리그'는 극적인 트레이드 등 야구를 몰라도 몰입할 수 있는 드라마 요소들을 살리며 이러한 우려를 피해갔다.
기존 스포츠극들과의 차별화 전략이 빛을 발한 건 3·4회였다.

꼴찌팀 드림즈단장으로 온 백승수(남궁민 분)는 드림즈를 상징하는 스타 타자 임동규(조한선)를 내보내려 하며 프런트 직원들과 갈등을 빚었다. 임동규 역시 폭력배까지 동원해 백 단장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그러나 그는 홀로 구상하고 준비해온 트레이드가 성사되기 직전, 직원들을 향해 왜 임동규를 내보내야 하는지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새가슴, 스탯 관리의 결정판, 변화하는 구장, 인성, 세대교체 등 그의 완전무결한 논리에 직원들은 혀를 내둘렀다. 그리고 그 순간, 임동규가 쫓아냈던 드림즈의 진짜 스타 강두기(하도권)가 돌아온다는 소식을 알렸다.

운영팀장 이세영(박은빈)은 "내년에는 드림즈가 꼴찌 안 할지도 모른다"고 환호했다.

백 단장은 모두가 팀의 핵심전력이라고 생각했던, 그러나 실상은 고인 물이었던 임동규를 내보내면서 팀의 재도약을 위한 틀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
이 드라마는 야구팬이라면 각자 응원하는 구단의 상황에 드라마 에피소드를 대비하며 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실제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실제 프로야구 구단과 선수들의 이름이 거론되며 '농반진반'의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기도 하다.

야구를 잘 모르더라도 백 단장이 케케묵은 조직을 혁신해나가는 과정에서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다.

백 단장이 임동규와 강두기를 맞바꾸는 장면은 그야말로 개혁을 상징했다.

백승수를 연기하는 남궁민은 때로는 '김과장'에서 보여준 '똘기'를, 가끔은 '닥터 프리즈너'에서 보여준 섬찟함을 떠올리게도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딱 맞는 옷을 입고 영리한 연기를 선보인다.

한편, CPI 1위는 현빈과 손예진이라는 호화 캐스팅과 대한민국 재벌가 상속녀와 북한 장교 간 로맨스라는 독특한 소재를 내세운 tvN 주말극 '사랑의 불시착'(257.0)이 차지했다.
☞ 용어설명 : CPI 지수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3사, tvN·Mnet·OCN·온스타일·OtvN·올리브·XtvN 등 CJ ENM 7개 채널, JTBC·TV조선·채널A·MBN 등 종합편성채널 4사, MBC에브리원과 코미디TV 등 케이블 2사에서 프라임 시간대 방송하는 드라마, 연예·오락, 음악,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인기도를 파악하는 지표다. 이 지수는 주간 단위로 프로그램 관련 직접 검색자수(국내 주요 포털 6개사)를 필두로 소셜미디어 버즈량(블로그·게시판·SNS 전수조사), 7개 주요 동영상 플랫폼(네이버TV 등) 내 프로그램 무료 동영상의 주간 조회수까지 3가지 실측 데이터를 200점 기준 표준점수로 환산해 평균을 산출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