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시리아북부 쿠르드 몰아내고 난민 100만명 이주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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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구테흐스에 난민 정착촌 프로젝트 전달…"260억달러 규모"
쿠르드 "美, 인종청소 막아야"…美 "난민 강제이주 지지 안 한다" 원론 답변 터키가 두달 전 쿠르드 세력을 몰아내고 점령한 시리아 북부에 난민 100만명을 정착시키는 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의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유엔에 제시한 시리아 북부 난민 정착촌 프로젝트를 입수해 18일(미국동부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달 1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스탄불을 방문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전달된 것이다.
터키는 올해 10월 시리아 북부에서 군사작전을 벌인 결과 국경선을 따라 총연장 약 500㎞, 시리아 내부로 32㎞까지 들어가는 지역을 사실상 점령했다. 이전까지 이곳을 통제하던 쿠르드 민병대 세력은 터키군의 공습과 화력에 밀려 후퇴했다.
터키의 난민 정착촌 프로젝트는 쿠르드 세력을 몰아내고 장악한 시리아 땅에 140개 마을을 세우고 여기에 아랍계 난민 100만명일 이주시킨다는 구상이다. 프로젝트에 포함된 예상 이미지를 보면 터키는 이곳에 6층짜리 건물을 100동 넘게 신축하고, 주택 총 14만호를 지을 계획이다. 각 마을에는 사원과 학교 각 2곳, 청년센터, 실내 스포츠시설, 관리본부가 각 1곳씩 들어선다.
터키는 총 260억달러(약 3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난민 정착촌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유엔과 유럽 각국으로부터 정치·재정적 지원을 강구하고 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유엔난민기구(UNHCR)에 터키의 프로젝트를 검토하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하라고 지시했다. 소규모 난민 이주는 이미 시작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지난달 말 주민 수백명을 시리아 북부 국경 지역으로 실어날랐고, 이들은 대부분 반군 측 가족이라고 FP는 보도했다. 시리아 쿠르드 세력은 터키의 난민 재정착 계획이 시리아 북부에서 쿠르드를 몰아내고 '인구 지도'를 다시 그리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쿠르드 민병대를 주축으로 구성된 '시리아민주군(SDF)'의 마즐룸 압디 사령관은 FP와 인터뷰에서 "터키는 (시리아 북서부) 아프린에서 했던 대로 이 지역에서 인종청소를 하고 있다"며 "미국은 21세기에 무력에 의한 인구구성 변화와 인종청소를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지난해 터키군의 점령에 따라 역사적으로 쿠르드 거주지였던 아프린에 반군 측 아랍계가 대거 유입됐다.
난민 구호 전문가들도 터키의 난민 정착촌 계획에 우려를 나타냈다.
난민 지원단체 국제난민(RI)의 하딘 랭 부회장은 "터키 대통령이 내놓은 이러한 야심 찬 구상을 근래 역사에서 본 적이 없는 것 같다"며 "시리아 북동부 국경을 따라 이어진 땅의 종족 분포를 재구성하려는 시도"라고 진단했다.
미국 국무부는 이러한 우려와 관련, "미국은 난민이나 피란민 강제 재배치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고 FP는 전했다. 한편 현재 유엔에서 논의 중인 터키·시리아 '인도주의 국경 검문소'가 승인되면, 터키의 난민 정착촌 구상은 더욱 힘을 받게 된다고 FP는 진단했다.
유엔 인도주의 국경 검문소는 국제사회의 시리아 난민 구호활동을 위해 설치하는 국경 통로를 뜻한다.
시리아 정부의 동의가 없는 상태에서 유엔의 권위로 국경 진입 통로를 여는 것이다.
현재 터키에 2곳, 이라크와 요르단에 각각 1곳이 운영 중이다.
터키는 시리아 북부 탈아브야드로 진입하는 새로운 인도주의 국경 통로를 열어달라고 유엔에 요청했다.
탈아브야드는 터키가 올해 10월 군사작전으로 통제권을 갖게 된 국경 도시다.
터키군 관리 지역에 유엔의 구호 통로를 설치하는 방안은 미국이 처음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 주재 미국대사 켈리 크래프트는 이달 초 기자회견에서 터키가 요청한 인도주의 국경 통로 추가 설치안에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시리아 북부에 구호가 절실한 주민이 많지만 터키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는 데 우려도 제기된다. FP는 탈아브야드에 유엔의 인도주의 구호 통로가 설치되면 터키군의 시리아 점령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터키의 난민 정착촌 프로젝트를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지역 전문가들의 시각을 소개했다.
/연합뉴스
쿠르드 "美, 인종청소 막아야"…美 "난민 강제이주 지지 안 한다" 원론 답변 터키가 두달 전 쿠르드 세력을 몰아내고 점령한 시리아 북부에 난민 100만명을 정착시키는 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의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유엔에 제시한 시리아 북부 난민 정착촌 프로젝트를 입수해 18일(미국동부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달 1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스탄불을 방문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전달된 것이다.
터키는 올해 10월 시리아 북부에서 군사작전을 벌인 결과 국경선을 따라 총연장 약 500㎞, 시리아 내부로 32㎞까지 들어가는 지역을 사실상 점령했다. 이전까지 이곳을 통제하던 쿠르드 민병대 세력은 터키군의 공습과 화력에 밀려 후퇴했다.
터키의 난민 정착촌 프로젝트는 쿠르드 세력을 몰아내고 장악한 시리아 땅에 140개 마을을 세우고 여기에 아랍계 난민 100만명일 이주시킨다는 구상이다. 프로젝트에 포함된 예상 이미지를 보면 터키는 이곳에 6층짜리 건물을 100동 넘게 신축하고, 주택 총 14만호를 지을 계획이다. 각 마을에는 사원과 학교 각 2곳, 청년센터, 실내 스포츠시설, 관리본부가 각 1곳씩 들어선다.
터키는 총 260억달러(약 3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난민 정착촌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유엔과 유럽 각국으로부터 정치·재정적 지원을 강구하고 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유엔난민기구(UNHCR)에 터키의 프로젝트를 검토하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하라고 지시했다. 소규모 난민 이주는 이미 시작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지난달 말 주민 수백명을 시리아 북부 국경 지역으로 실어날랐고, 이들은 대부분 반군 측 가족이라고 FP는 보도했다. 시리아 쿠르드 세력은 터키의 난민 재정착 계획이 시리아 북부에서 쿠르드를 몰아내고 '인구 지도'를 다시 그리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쿠르드 민병대를 주축으로 구성된 '시리아민주군(SDF)'의 마즐룸 압디 사령관은 FP와 인터뷰에서 "터키는 (시리아 북서부) 아프린에서 했던 대로 이 지역에서 인종청소를 하고 있다"며 "미국은 21세기에 무력에 의한 인구구성 변화와 인종청소를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지난해 터키군의 점령에 따라 역사적으로 쿠르드 거주지였던 아프린에 반군 측 아랍계가 대거 유입됐다.
난민 구호 전문가들도 터키의 난민 정착촌 계획에 우려를 나타냈다.
난민 지원단체 국제난민(RI)의 하딘 랭 부회장은 "터키 대통령이 내놓은 이러한 야심 찬 구상을 근래 역사에서 본 적이 없는 것 같다"며 "시리아 북동부 국경을 따라 이어진 땅의 종족 분포를 재구성하려는 시도"라고 진단했다.
미국 국무부는 이러한 우려와 관련, "미국은 난민이나 피란민 강제 재배치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고 FP는 전했다. 한편 현재 유엔에서 논의 중인 터키·시리아 '인도주의 국경 검문소'가 승인되면, 터키의 난민 정착촌 구상은 더욱 힘을 받게 된다고 FP는 진단했다.
유엔 인도주의 국경 검문소는 국제사회의 시리아 난민 구호활동을 위해 설치하는 국경 통로를 뜻한다.
시리아 정부의 동의가 없는 상태에서 유엔의 권위로 국경 진입 통로를 여는 것이다.
현재 터키에 2곳, 이라크와 요르단에 각각 1곳이 운영 중이다.
터키는 시리아 북부 탈아브야드로 진입하는 새로운 인도주의 국경 통로를 열어달라고 유엔에 요청했다.
탈아브야드는 터키가 올해 10월 군사작전으로 통제권을 갖게 된 국경 도시다.
터키군 관리 지역에 유엔의 구호 통로를 설치하는 방안은 미국이 처음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 주재 미국대사 켈리 크래프트는 이달 초 기자회견에서 터키가 요청한 인도주의 국경 통로 추가 설치안에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시리아 북부에 구호가 절실한 주민이 많지만 터키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는 데 우려도 제기된다. FP는 탈아브야드에 유엔의 인도주의 구호 통로가 설치되면 터키군의 시리아 점령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터키의 난민 정착촌 프로젝트를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지역 전문가들의 시각을 소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