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 투쟁' 상징 고대 민주광장 텐트 7년여만에 철거

20일 텐트 철거 및 '민주광장 강사 투쟁 기림판' 제막식
고려대 캠퍼스 한편을 7년 넘게 지키며 '대학 강사 투쟁'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민주광장 텐트가 철거된다. 19일 고려대 총학생회 등에 따르면 총학생회와 김영곤(70) 전국대학강사노동조합 대표는 20일 오후 고려대 민주광장에서 텐트 철거식 및 '민주광장 강사 투쟁 기림판' 제막식을 한다.

'강사 투쟁 텐트'로 불린 이 텐트는 2012년 2월 15일 시간 강사였던 김영곤 씨와 김동애 씨가 대학 강사들의 불합리한 상황을 알리고 교원 지위 회복 등을 주장하며 고려대 본관 앞에 처음 설치했다.

이듬해인 텐트는 2013년 학생회관 앞 민주광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강사법(개정 고등교육법) 시행, 강사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는 이들의 농성은 계속돼왔다. 2005년부터 고려대에서 '노동의 역사', '노동의 미래' 등을 가르쳐온 김영곤 씨는 이 과정에서 해고됐다.

김씨의 해고무효소송 때는 2천명이 넘는 학생들이 그의 복직을 바라는 서명을 모아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고 한다.

총학생회는 "그간 민주광장 텐트에서는 학부생, 대학원생, 강사들이 모여 강사법 시행과 대학의 미래에 대해 논의했다. 그 결과 올해 8월 강사법 시행이라는 성과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총학생회와 김씨 측은 텐트를 철거한 자리에 '민주광장 강사 투쟁 기림판'을 세우기로 최근 학교 측과 협의했다.

텐트와 현수막 등 각종 물품은 교내 박물관에 보관될 예정이라고 한다. 총학생회는 "기림판은 고려대 내 대학 구성원의 저항과 투쟁의 역사를 상징한다"며 "변화를 향한 우리의 움직임에 있어 소중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영곤 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비록 강의실에서 강의는 못 했지만, 그간 책을 쓰고 대학 강사들의 교원 지위 회복을 위한 싸움을 했다"며 "앞으로 노동사 관련 저술 활동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