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의인열전] 의기투합 고교 선후배 흉기 난동범 맨손 제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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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4년 선후배 전중현·변정우…흉기 난동범 순간 제압
"끝난 뒤 손 덜덜 떨렸죠…다시 돌아가도 같은 선택 할듯" "흉기 난동범을 경찰이 데려간 뒤 긴장이 풀려 손이 덜덜 떨렸죠. 그래도 다시 돌아간다면 똑같은 선택을 할 겁니다. "
지난 10월 6일 강원 강릉시 성남동 번화가에서 흉기 난동범을 맨손으로 제압한 전중현(26), 변정우(22)씨는 사건 당시를 떠올리며 겸손하게 말했다.
고교 선후배 사이로 4년 만에 만난 이들은 함께 점심을 먹기 위해 길을 걷다가 "도와주세요"라는 다급한 외침을 들었다.
싸움이 일어난 줄 알고 이를 말리러 가던 변씨는 중년 남성의 손에 들린 흉기와 청년의 이마 위로 흐르는 피를 보고서 흠칫 놀랐다. 함께 있던 전씨는 재빨리 뒤엉킨 그들 사이로 들어가 남성의 두 팔을 제압해 흉기를 치워냈다.
행인의 신고로 경찰이 도착하는 사이 변씨는 피해자의 상태를 살폈다.
이마에서 흘러내린 피는 얼굴을 덮었고, 피해자는 옆구리를 부여잡으며 고통스러워했다. 자세히 보니 옆구리에서 흐르는 피가 티셔츠는 물론 바지까지 적시고 있었다.
위급한 상황이라 판단한 변씨는 주위 매장에서 수건을 빌려 지혈을 시도했지만 쉽지 않았다.
금세 수건을 적셔버릴 정도로 출혈량이 많았다. 흉기 난동범은 자신을 제압하고 있는 전씨에게 "빨리 놓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고 고함치며 협박했다.
10분가량 지난 뒤 경찰과 구급 차량이 도착했고, 두 청년은 경찰에게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한 뒤 현장을 떠났다 "다른 생각은 전혀 나지 않았어요.
사람을 구하고 봐야 겠다는 마음밖에 없었죠. 사람들의 칭찬에 뿌듯하기보다는 당연한 일을 했다는 기분이에요.
"
당시 어떤 기분이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들은 마땅히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같은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로 같은 체육관에서 운동하며, 같은 게임을 즐기며 친분을 쌓아온 두 청년은 졸업 후 서로 바쁜 일상에 오랫동안 만나지 못하다가 3년 만에 함께 점심을 먹기로 약속했다.
동생인 변씨가 형에게 거한 점심을 대접하기로 약속하고 뷔페로 향하던 길에 다급한 상황을 맞닥뜨린 것이다.
경찰이 도착한 뒤 이들은 식당으로 향했지만, 긴장이 풀린 탓에 수저를 쥔 손은 덜덜 떨렸고, 피비린내가 계속 나는 듯해 결국 고급 뷔페에서 한 접시밖에 먹지 못했다.
이들은 "우연이라는 것이 정말 신기하다"며 "내가 약속 장소에 지각하지 않았다면, 또 그 식당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한 사람이 목숨을 잃었을 수도 있었는데 그 사람에게는 불행 중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 사람의 목숨을 구한 이들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청년들이다.
전씨의 상황은 오히려 불행에 가깝다.
그는 강원 원주시의 공업사에서 일하던중 사고로 뇌출혈 진단을 받고 1년째 재활 치료 중이다.
변씨는 경찰경호학과를 나와 지난 8월 전역한 뒤 자기계발에 힘쓰고 있다. 이들의 의로운 행동에는 그에 걸맞은 보상이 따랐다.
LG복지재단은 'LG 의인상'을 에쓰오일은 '2019 올해의 시민영웅상'을 두 청년에게 선물했다.
이들의 마음에는 용기와 함께 착함도 있었다.
변씨는 자신과 동생을 길러주신 홀어머니와 할머니에게 상금을 선물했고, 전씨는 평소 후원해오던 결연 아동에게 상금 일부를 쾌척했다.
이들은 "뉴스는 우리를 영웅인 것처럼 비추지만, 오히려 사람들이 더 많은 선행을 향해 용기를 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전씨는 "머리를 다치고 난 뒤 우울함에 빠졌었는데 이 일을 통해 극복할 힘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끝난 뒤 손 덜덜 떨렸죠…다시 돌아가도 같은 선택 할듯" "흉기 난동범을 경찰이 데려간 뒤 긴장이 풀려 손이 덜덜 떨렸죠. 그래도 다시 돌아간다면 똑같은 선택을 할 겁니다. "
지난 10월 6일 강원 강릉시 성남동 번화가에서 흉기 난동범을 맨손으로 제압한 전중현(26), 변정우(22)씨는 사건 당시를 떠올리며 겸손하게 말했다.
고교 선후배 사이로 4년 만에 만난 이들은 함께 점심을 먹기 위해 길을 걷다가 "도와주세요"라는 다급한 외침을 들었다.
싸움이 일어난 줄 알고 이를 말리러 가던 변씨는 중년 남성의 손에 들린 흉기와 청년의 이마 위로 흐르는 피를 보고서 흠칫 놀랐다. 함께 있던 전씨는 재빨리 뒤엉킨 그들 사이로 들어가 남성의 두 팔을 제압해 흉기를 치워냈다.
행인의 신고로 경찰이 도착하는 사이 변씨는 피해자의 상태를 살폈다.
이마에서 흘러내린 피는 얼굴을 덮었고, 피해자는 옆구리를 부여잡으며 고통스러워했다. 자세히 보니 옆구리에서 흐르는 피가 티셔츠는 물론 바지까지 적시고 있었다.
위급한 상황이라 판단한 변씨는 주위 매장에서 수건을 빌려 지혈을 시도했지만 쉽지 않았다.
금세 수건을 적셔버릴 정도로 출혈량이 많았다. 흉기 난동범은 자신을 제압하고 있는 전씨에게 "빨리 놓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고 고함치며 협박했다.
10분가량 지난 뒤 경찰과 구급 차량이 도착했고, 두 청년은 경찰에게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한 뒤 현장을 떠났다 "다른 생각은 전혀 나지 않았어요.
사람을 구하고 봐야 겠다는 마음밖에 없었죠. 사람들의 칭찬에 뿌듯하기보다는 당연한 일을 했다는 기분이에요.
"
당시 어떤 기분이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들은 마땅히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같은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로 같은 체육관에서 운동하며, 같은 게임을 즐기며 친분을 쌓아온 두 청년은 졸업 후 서로 바쁜 일상에 오랫동안 만나지 못하다가 3년 만에 함께 점심을 먹기로 약속했다.
동생인 변씨가 형에게 거한 점심을 대접하기로 약속하고 뷔페로 향하던 길에 다급한 상황을 맞닥뜨린 것이다.
경찰이 도착한 뒤 이들은 식당으로 향했지만, 긴장이 풀린 탓에 수저를 쥔 손은 덜덜 떨렸고, 피비린내가 계속 나는 듯해 결국 고급 뷔페에서 한 접시밖에 먹지 못했다.
이들은 "우연이라는 것이 정말 신기하다"며 "내가 약속 장소에 지각하지 않았다면, 또 그 식당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한 사람이 목숨을 잃었을 수도 있었는데 그 사람에게는 불행 중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 사람의 목숨을 구한 이들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청년들이다.
전씨의 상황은 오히려 불행에 가깝다.
그는 강원 원주시의 공업사에서 일하던중 사고로 뇌출혈 진단을 받고 1년째 재활 치료 중이다.
변씨는 경찰경호학과를 나와 지난 8월 전역한 뒤 자기계발에 힘쓰고 있다. 이들의 의로운 행동에는 그에 걸맞은 보상이 따랐다.
LG복지재단은 'LG 의인상'을 에쓰오일은 '2019 올해의 시민영웅상'을 두 청년에게 선물했다.
이들의 마음에는 용기와 함께 착함도 있었다.
변씨는 자신과 동생을 길러주신 홀어머니와 할머니에게 상금을 선물했고, 전씨는 평소 후원해오던 결연 아동에게 상금 일부를 쾌척했다.
이들은 "뉴스는 우리를 영웅인 것처럼 비추지만, 오히려 사람들이 더 많은 선행을 향해 용기를 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전씨는 "머리를 다치고 난 뒤 우울함에 빠졌었는데 이 일을 통해 극복할 힘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