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연말휴회로 탄핵 논의 일단 스톱…민주-공화 기싸움 계속

'변호인' 백악관 법률고문 등 상원 방문 '예행연습'
미국 하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했지만, 의회가 연말연시 휴회에 들어가면서 상원 탄핵 심리를 위한 논의가 사실상 중단됐다. 그러나 교착 상태 속에서도 민주당과 트럼프·공화당은 각자 상원 '본게임'에 대한 준비에 나서는 등 '기싸움'을 계속해 갈등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2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방송에 따르면 백악관 팻 시펄론 법률고문과 에릭 율란드 입법업무 담당 국장은 상원을 방문, 미치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의 사무실에 들렀다.

상원은 이날부터 휴회에 들어가 내년 1월 3일 업무를 개시하며 안건 표결은 6일부터 이뤄진다. 이들은 매코널 원내대표의 초청으로 상원이 어떻게 일하는지, 의사당 내부 위치는 어디인지 등을 둘러보기 위해 방문했다고 WP는 전했다.

율란드 국장은 "좋은 예행연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시펄론 고문이 탄핵 심판 과정에서 자신의 대표 변호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또 매코널 원내대표는 백악관 변호사들과 함께 탄핵 심판의 세부 사항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원이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키고도 상원에 제출하지 않는 것과 관련, 백악관은 하원이 소추안을 제출하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당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고려하고 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이 사안에 정통한 한 인사는 블룸버그통신에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당했다면 상원은 이미 관할권을 가졌다는 것이 백악관의 법적 견해"라고 말했다. CBS도 소식통들을 인용, "백악관은 탄핵소추안 제출 지연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보고 있으며 이는 민주당이 그들의 탄핵 사안을 믿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하려 한다"고 말했다.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이자 민주당 측 탄핵 증인인 노아 펠드먼은 미 헌법에 탄핵소추안이 얼마나 빨리 상원에 제출돼야 하는지에 관해 규정돼 있지 않다면서도 "무기한 연기는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 칼럼에서 말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탄핵안의 제출 시기를 아직 밝히지 않은 가운데 민주당 내부에서는 비공개적으로 상원 탄핵 심판을 준비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하원은 이날부터 휴회해 내년 1월 7일 의정 활동을 재개한다.

민주당 하원의 주요 위원회 직원들은 내년 1월 6일 시작하는 주간에 상원 탄핵 심리가 열릴 것에 대비해 휴회 기간에도 일할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설명했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하원이 소추안을 상원에 제출하지 않고 휴회에 들어가 상원 탄핵 심리가 열리기까지는 몇 주가 걸릴 것이라고 관측했다.

펠로시 의장은 탄핵 소추위원들을 지명해야 하며 지명 결의안이 처리되면 이들이 소추안을 상원에 제출하게 된다.

펠로시 의장은 공화당에 공정한 절차를 요구하며 소추안 제출을 일종의 레버리지(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당초 휴회 후 돌아오는 즉시 상원의 탄핵 심리를 시작하기를 희망했지만, 이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악시오스는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