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도교·기독교·불교, '3·1운동 100주년' 기념비 세웠다

100년 전 3·1운동을 주도했던 종교계가 3·1운동의 역사와 정신을 후세에 전하는 기념비를 제막했다.

천도교와 기독교, 불교 등 3개 종단과 역사학계가 주축이 돼 결성한 '종교인연합 3·1운동 100주년 기념비 건립추진위원회'는 23일 종로구 인사동 태화빌딩(옛 태화관) 옆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비 제막식을 열었다. 박남수 추진위 상임대표는 인사말에서 "이 자리는 천도교와 기독교, 불교의 지도자 서른세 분이 일원화, 대중화, 비폭력 정신으로 독립을 선언한 곳"이라며 "그 의미를 되새기고자 기념비를 세워 제막식을 거행하게 됐다"고 자축했다.

위원회는 건립 취지문에서 "백 년 전 그날 종교인들은 무너졌던 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일으켜 세우고, 시대의 흐름과 하늘의 뜻을 깨달아 독립선언을 실천했다"며 "종교인들은 다름과 차이를 극복하고 대동단결해 하나가 됐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오늘날 한반도는 지구상 마지막 남은 '분단국가'로서, 백 년 전 독립 만세를 부르면서 꿈꾸었던 '평화 세상'은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다'며 "종교인들의 지혜와 용기를 되새기는 기념비를 세우고자 한다"고 위원회는 밝혔다. 가로·세로 각각 1m 크기의 기념비 설명문에는 1919년 3월 1일 옛 태화관 터에서 천도교와 기독교, 불교 지도자 33인이 민족대표 명의로 '독립선언서'를 발표하며 3·1운동이 시작됐다는 것을 알리는 내용이 담겼다.

행사에는 박 상임대표를 비롯해 기념비 터를 제공한 전명구 태화복지재단 대표이사, 송범두 천도교 교령,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불교계에서는 조계종 사회부장 덕조스님이 참석해 총무원장 원행스님 축사를 대독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서울 시내에 3·1운동 100주년을 알리는 기념비가 세워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