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탓 마다가스카르 여우원숭이도 멸종위기

삼림파괴 겹쳐 50년 내 서식지 90% 이상 상실할 수 있어
기후변화로 마다가스카르 여우원숭이 가운데 최소 두 종이 멸종위기에 있다고 과학자들이 23일(현지시간) 경고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저널 '자연기후변화'에 실은 보고서에서 향후 50년내 지구온난화와 삼림벌채가 결합하면 여우원숭이의 서식지 90% 이상을 잃을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목털과 접시처럼 둥근 눈을 가진 여우원숭이는 나무를 껴안은 채 과일을 먹으면서 마다가스카르 열대우림에서 희귀 식물들의 씨앗을 퍼트리는 역할을 한다.

그 때문에 이들의 멸종은 마다가스카르 전체 생태계에 해를 가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어느 한 종이라도 잃으면 남은 삼림의 구조와 통합성에 필연적이고 때로 예기치 못한 부정적 연쇄 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마다가스카르 101종의 여우원숭이 가운데 95% 이상이 이런저런 형편으로 위험에 처해 있어, 아마도 가장 생존이 위태로운 척추동물이 될 것이다.
과학자들은 "마다가스카르는 생물 다양성에 있어 가장 주목을 받는 곳으로 주된 글로벌 변화의 위협을 모두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프리카 대륙 동쪽 약 400㎞ 지점 인도양에 위치한 섬나라인 마다카스카르는 전 세계 고유 동식물종의 5%나 차지하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다. 지금까지 지구온난화는 다른 멸종 요인들보다 영향을 덜 미쳤으나 기온이 계속해서 오를 경우 앞으로 수십 년 내 생태계에 급격한 충격을 가할 수 있다.

그러잖아도 마다가스카르는 20세기 중반 이후 삼림의 45%가량을 잃었다.

이번 연구에는 20여명의 과학자들이 참여했으며 책임 연구원은 매사추세츠대학 환경보존학과의 토니 린 모렐리이다. 이들은 향후 50년에 걸쳐 기후변화가 미칠 영향을 시나리오별로 예상하면서 탄소 배출을 급격하게 줄일 경우와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경우 등을 대조하고 우림의 보호 정도도 강약으로 감안해 관련 데이터를 조사했다.

그 결과 지구 온난화와 서식지 상실이 겹칠 경우 파괴적 결과가 빚어져 여우원숭이가 사는 곳이 95%나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마다가스카르는 세계 빈곤율이 높은 나라 중 하나로 자연 보전과 자원 관리를 위한 재원이 부족한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