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전망] 성큼 다가온 AI시대….IT에서 의료까지 '변화의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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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계, AI 기술개발에 사활…'AI 스피커'에 기술 집약
포털 업계도 인공지능 열풍…AI, 인류의 건강에도 기여
아직 갈 길 먼 AI 기술개발…정부, AI에 국가 역량 총동원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첫째도 인공지능,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이다"
손정의(孫正義·일본 이름 손 마사요시)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지난 7월 4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한 발언이다. 인공지능(AI) 혁명이 시작됐다.
AI는 IT(정보기술) 분야는 물론이고, 금융, 자동차, 교육, 의료 등 전 산업 분야에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업종을 불문하고 AI 분야 투자에 대대적으로 나서며 본격적인 AI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정부도 이에 맞춰 AI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로 이를 뒷받침하는 'AI 국가전략'을 발표했다.
2020년은 오랫동안 '미래 기술'로 간주해온 AI가 일상생활과 산업현장에 본격적으로 자리 잡아가는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내 AI 기술 수준이 아직 다른 선진국에 미치지 못해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지적이 많다. ◇ "AI만이 살길"…통신업계 AI 기술개발에 사활
AI에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업종은 바로 통신업계다.
통신업계는 AI를 기업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핵심 기술로 보고 있다.
통신업계는 AI 스피커를 통해 이미 AI 기술 대결에 돌입했다. 사용자가 AI 스피커에 음성으로 지시를 하면 AI는 이를 알아듣고 이행한다.
SK텔레콤은 AI 스피커 '누구'(NUGU)를 티맵 내비게이션과 NH농협은행의 모바일 뱅킹 앱 'NH올원뱅크'에 탑재했다.
특히 'NH올원뱅크' 서비스는 터치 없이 음성만으로 송금이나 계좌이체 등이 가능하다.
또 '누구'를 탑재한 교육용 코딩 로봇 '알버트 AI'를 출시했고, AI 기반 치매 예방 프로그램 '두뇌톡톡'을 개발했다.
KT는 AI 스피커 '기가지니'를 아파트, 호텔 등에 적용하고 있다.
KT는 서울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객실 내 기가지니 단말기에 말을 걸면 로봇이 용품을 배달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AI 스피커를 통해 음성으로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을 예약하고, 아파트 관리비 등 정보 검색을 할 수 있는 '기가지니 우리 아파트' 서비스도 출시했다.
LG유플러스의 AI 서비스는 스마트홈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U+IoT(사물인터넷)와 연동해 20여종의 가전제품을 말로 제어하고 스피커에 말을 걸어 날씨·뉴스·교통 등 콘텐츠를 들을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U+IoT 서비스에 구글 AI 음성비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연동해 스마트폰을 통해 음성명령으로 U+IoT 서비스를 간편하게 이용하는 서비스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홈 미니'로 AI 스피커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로 했다.
기존 AI 스피커는 인터넷 연결 기능이 있는 최신형 가전을 제어할 수 있지만, 갤럭시 홈 미니는 제조사에 상관없이 적외선 리모컨을 사용하는 제품이라면 모두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다. ◇ 포털 업계도 인공지능 열풍
AI 열풍은 포털 업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의 AI 기술은 이미 다국어 번역, 뉴스 기사 자동 배치, 야구 경기 자동 편집, 손글씨 제작 등으로 구현됐고, 앞으로 AI 기술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새해에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글로벌 인공지능(AI) 연구 벨트' 조성에 나선다.
한국·일본을 시작으로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를 거쳐 AI 연구소 '네이버랩스 유럽'이 있는 프랑스까지 하나의 벨트로 묶어 미국·중국 기술 패권에 맞설 흐름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카카오도 연말 AI 담당 사내 독립기업(CIC)을 '카카오엔터프라이즈'란 이름의 별도 회사로 떼어 내는 등 AI 기술개발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또 카카오톡을 활용해 중소상공인도 쉽게 쓸 수 있는 AI 챗봇(대화 로봇)을 내놓는 등 AI 생태계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 AI, 의료 분야 적용 활발…암 진단에도 활용
AI 기술은 환자 정보를 기록하는 의료 서비스부터 영상 판독, 암 진단에 이르기까지 의료 분야 곳곳에 활용되고 있다.
환자의 흉부 엑스선 영상을 판독해 폐렴을 진단하거나 혈액검사를 분석해 패혈증을 예측하는 AI 기술은 이미 임상에서 쓰이거나 연구단계에 있다.
서울대병원은 올해부터 흉부 엑스선 검사 영상을 보고 폐암이 의심되는지를 알려주는 AI를 도입했다.
대장암 환자의 조직 슬라이드를 분석해 정확한 병기를 진단하고 예후(병의 진행상태)를 예측하는 AI 개발에도 성공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초기 암으로 국소부위에 생기는 조기 위암을 발견하는 AI를 개발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이 개발한 AI는 뇌 자기공명영상(MRI) 영상의 '질감'(texture)으로 알츠하이머병 발생 가능성을 판단한다.
이 밖에도 AI는 의사나 간호사의 음성을 듣고 환자 정보를 기록하는 데 활용되거나 병원에 방문한 환자를 안내하는 로봇에도 쓰이고 있다. ◇ 숙제 남긴 '이세돌-한돌 대국'…갈 길 먼 AI 기술개발
이처럼 우리나라의 전 산업분야에 AI가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세돌 9단이 국산 바둑 AI '한돌'과 맞붙은 은퇴 대국은 국산 AI 기술의 현주소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NHN이 개발한 한돌은 맞대결에서는 사람이 대적하기 어려운 막강한 기력을 과시했지만, '2점 접바둑'에서는 1패를 기록하며 약점을 노출했기 때문이다.
AI 기술 개발의 핵심인 데이터가 부족했다는 점이 주요 패인으로 지목됐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ICT 기술수준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미국 AI 기술 수준을 100%로 봤을 때 우리나라 기술은 81.6%, 기술 격차 기간도 2년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쟁국인 유럽(90%), 중국(88%), 일본(86%) 역시 모두 우리나라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AI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AI 산업을 선도하는 미국의 AI 인재 경쟁력을 10으로 볼 때 우리나라는 5.2에 불과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 역시 AI에 국가적인 역량을 총동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 17일 '인공지능(AI) 국가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번 전략을 통해 AI 반도체 핵심 기술인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에 2029년까지 1조96억원을 투자하는 등 지원을 집중해 2030년까지 디지털 경쟁력 세계 3위를 달성하고, 지능화 경제 효과를 최대 455조원 창출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또 교육부는 AI 관련 업체와 전문대가 협약을 체결해 실업계고 학생을 전문대 입학 단계부터 조기 취업 형태로 선발하는 'AI 계약학과'도 도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부 정책이 각 부처에서 이미 추진한 정책을 한데 모아놓은 것에 불과하고, 일부 정책은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우리나라가 AI 분야에서 다소 뒤처져 있는 만큼 전략적으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김우창 카이스트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AI 분야는 우리나라가 미국이나 중국에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뒤처지고 있다"며 "미국이나 중국보다 원천 기술을 더 개발하면 좋겠지만, 현 상황에서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포털 업계도 인공지능 열풍…AI, 인류의 건강에도 기여
아직 갈 길 먼 AI 기술개발…정부, AI에 국가 역량 총동원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첫째도 인공지능,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이다"
손정의(孫正義·일본 이름 손 마사요시)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지난 7월 4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한 발언이다. 인공지능(AI) 혁명이 시작됐다.
AI는 IT(정보기술) 분야는 물론이고, 금융, 자동차, 교육, 의료 등 전 산업 분야에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업종을 불문하고 AI 분야 투자에 대대적으로 나서며 본격적인 AI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정부도 이에 맞춰 AI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로 이를 뒷받침하는 'AI 국가전략'을 발표했다.
2020년은 오랫동안 '미래 기술'로 간주해온 AI가 일상생활과 산업현장에 본격적으로 자리 잡아가는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내 AI 기술 수준이 아직 다른 선진국에 미치지 못해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지적이 많다. ◇ "AI만이 살길"…통신업계 AI 기술개발에 사활
AI에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업종은 바로 통신업계다.
통신업계는 AI를 기업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핵심 기술로 보고 있다.
통신업계는 AI 스피커를 통해 이미 AI 기술 대결에 돌입했다. 사용자가 AI 스피커에 음성으로 지시를 하면 AI는 이를 알아듣고 이행한다.
SK텔레콤은 AI 스피커 '누구'(NUGU)를 티맵 내비게이션과 NH농협은행의 모바일 뱅킹 앱 'NH올원뱅크'에 탑재했다.
특히 'NH올원뱅크' 서비스는 터치 없이 음성만으로 송금이나 계좌이체 등이 가능하다.
또 '누구'를 탑재한 교육용 코딩 로봇 '알버트 AI'를 출시했고, AI 기반 치매 예방 프로그램 '두뇌톡톡'을 개발했다.
KT는 AI 스피커 '기가지니'를 아파트, 호텔 등에 적용하고 있다.
KT는 서울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객실 내 기가지니 단말기에 말을 걸면 로봇이 용품을 배달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AI 스피커를 통해 음성으로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을 예약하고, 아파트 관리비 등 정보 검색을 할 수 있는 '기가지니 우리 아파트' 서비스도 출시했다.
LG유플러스의 AI 서비스는 스마트홈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U+IoT(사물인터넷)와 연동해 20여종의 가전제품을 말로 제어하고 스피커에 말을 걸어 날씨·뉴스·교통 등 콘텐츠를 들을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U+IoT 서비스에 구글 AI 음성비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연동해 스마트폰을 통해 음성명령으로 U+IoT 서비스를 간편하게 이용하는 서비스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홈 미니'로 AI 스피커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로 했다.
기존 AI 스피커는 인터넷 연결 기능이 있는 최신형 가전을 제어할 수 있지만, 갤럭시 홈 미니는 제조사에 상관없이 적외선 리모컨을 사용하는 제품이라면 모두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다. ◇ 포털 업계도 인공지능 열풍
AI 열풍은 포털 업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의 AI 기술은 이미 다국어 번역, 뉴스 기사 자동 배치, 야구 경기 자동 편집, 손글씨 제작 등으로 구현됐고, 앞으로 AI 기술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새해에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글로벌 인공지능(AI) 연구 벨트' 조성에 나선다.
한국·일본을 시작으로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를 거쳐 AI 연구소 '네이버랩스 유럽'이 있는 프랑스까지 하나의 벨트로 묶어 미국·중국 기술 패권에 맞설 흐름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카카오도 연말 AI 담당 사내 독립기업(CIC)을 '카카오엔터프라이즈'란 이름의 별도 회사로 떼어 내는 등 AI 기술개발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또 카카오톡을 활용해 중소상공인도 쉽게 쓸 수 있는 AI 챗봇(대화 로봇)을 내놓는 등 AI 생태계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 AI, 의료 분야 적용 활발…암 진단에도 활용
AI 기술은 환자 정보를 기록하는 의료 서비스부터 영상 판독, 암 진단에 이르기까지 의료 분야 곳곳에 활용되고 있다.
환자의 흉부 엑스선 영상을 판독해 폐렴을 진단하거나 혈액검사를 분석해 패혈증을 예측하는 AI 기술은 이미 임상에서 쓰이거나 연구단계에 있다.
서울대병원은 올해부터 흉부 엑스선 검사 영상을 보고 폐암이 의심되는지를 알려주는 AI를 도입했다.
대장암 환자의 조직 슬라이드를 분석해 정확한 병기를 진단하고 예후(병의 진행상태)를 예측하는 AI 개발에도 성공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초기 암으로 국소부위에 생기는 조기 위암을 발견하는 AI를 개발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이 개발한 AI는 뇌 자기공명영상(MRI) 영상의 '질감'(texture)으로 알츠하이머병 발생 가능성을 판단한다.
이 밖에도 AI는 의사나 간호사의 음성을 듣고 환자 정보를 기록하는 데 활용되거나 병원에 방문한 환자를 안내하는 로봇에도 쓰이고 있다. ◇ 숙제 남긴 '이세돌-한돌 대국'…갈 길 먼 AI 기술개발
이처럼 우리나라의 전 산업분야에 AI가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세돌 9단이 국산 바둑 AI '한돌'과 맞붙은 은퇴 대국은 국산 AI 기술의 현주소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NHN이 개발한 한돌은 맞대결에서는 사람이 대적하기 어려운 막강한 기력을 과시했지만, '2점 접바둑'에서는 1패를 기록하며 약점을 노출했기 때문이다.
AI 기술 개발의 핵심인 데이터가 부족했다는 점이 주요 패인으로 지목됐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ICT 기술수준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미국 AI 기술 수준을 100%로 봤을 때 우리나라 기술은 81.6%, 기술 격차 기간도 2년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쟁국인 유럽(90%), 중국(88%), 일본(86%) 역시 모두 우리나라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AI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AI 산업을 선도하는 미국의 AI 인재 경쟁력을 10으로 볼 때 우리나라는 5.2에 불과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 역시 AI에 국가적인 역량을 총동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 17일 '인공지능(AI) 국가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번 전략을 통해 AI 반도체 핵심 기술인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에 2029년까지 1조96억원을 투자하는 등 지원을 집중해 2030년까지 디지털 경쟁력 세계 3위를 달성하고, 지능화 경제 효과를 최대 455조원 창출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또 교육부는 AI 관련 업체와 전문대가 협약을 체결해 실업계고 학생을 전문대 입학 단계부터 조기 취업 형태로 선발하는 'AI 계약학과'도 도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부 정책이 각 부처에서 이미 추진한 정책을 한데 모아놓은 것에 불과하고, 일부 정책은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우리나라가 AI 분야에서 다소 뒤처져 있는 만큼 전략적으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김우창 카이스트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AI 분야는 우리나라가 미국이나 중국에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뒤처지고 있다"며 "미국이나 중국보다 원천 기술을 더 개발하면 좋겠지만, 현 상황에서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