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증권 "중국 부채 수준 양호…내년 변곡점 맞을 것"

한국투자증권은 26일 중국의 부채 규모가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정우 연구원은 "최근 중국 기업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크게 증가하면서 부채 문제가 심각한 경제위험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며 "부채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언론 보도와 달리 국제결제은행(BIS)에서 집계하는 중국의 '신용 갭'(Credit to GDP Gap)은 올해 들어 정상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용 갭은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장기 균형 수준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를 보여준다.

BIS 지표에 따르면 중국의 신용 갭은 2016년 1분기 23.5%포인트에서 올해 2분기 1.5%포인트 수준까지 하락했다.

박 연구원은 "이런 지표 흐름을 볼 때 현재 중국의 부채 규모는 소득 대비 적정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며 "2015년 이후 지방정부 부채와 과잉설비 부문 구조조정에 매진해온 중국의 경제정책 방향이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부채·빈곤·공해와의 3대 전쟁을 선포한 이후 부채 감축(디레버리징)에 성공하면서 내년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에 변곡점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의 명목 성장률이 계속 하락하는 상황에서 부채 감축 정책을 이어가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긴축적 통화 정책 스탠스를 유지한다면 부채 사이클 측면에서 볼 때 디플레이션 트랩에 빠질 가능성이 높고, 현재 글로벌 통화 완화 기조에 보조를 맞춰 나간다면 중국은 새로운 부채 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라며 "어느 쪽이든 중국이 선택할 정책 방향은 내년도 경기와 자산시장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