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개혁' 공수처법 처리 하루 앞으로…절정 치닫는 여야 대치(종합)

'4+1' 이탈표 우려에 與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자신감 보여
한국당, 이탈표 기대하며 '결사 저지' 방침…바른미래 비당권파, 수정안 발의
여야는 문재인 대통령의 '1호 공약'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처리를 하루 앞둔 29일 극한 대치를 이어갔다. 공수처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이날 0시를 기해 종료되면서 민주당은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공조를 통해 30일 새 임시국회 본회의를 열고 표결에 들어갈 예정이다.

다만, 바른미래당 당권파 의원 일부 등 '4+1' 내부의 이탈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표결 처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경계감을 보이면서도 '4+1' 공조의 굳건함을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은 내부적으로 '표 계산'을 해본 결과 의결 정족수(148인)를 넘기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선거법 통과를 저지하지 못한 한국당은 공수처법만큼은 밀릴 수 없다는 각오다.

문희상 국회의장에 대한 사퇴결의안을 제출하는 한편, '4+1' 내부의 '이탈표'를 기대하며 여론전에 나섰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30일 시작되는 임시국회에서 공수처 신설을 위한 법적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난폭한 극우 정치의 국회 습격에 대응해 어떤 상황이 되더라도 국회법이 보장하는 절차를 밟아가며 검찰개혁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주승용·박주선·김동철 의원 등이 공수처 반대 의사를 밝혀 '4+1' 공조가 불안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발의 과정에서 156인의 의원들이 공동 발의자가 돼 있다.

우회적으로 표현하지만 크게 충돌하지는 않고,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긴급 최고위원 간담회를 열고 가결 정족수 확보를 재확인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간담회 후 브리핑에서 "이 원내대표가 최고위에 '4+1' 공조 체계에 신뢰 관계가 확실하고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보고했다"고 말했다.

'4+1' 소속 의원들과 민주당 출신 무소속인 문희상 국회의장·손혜원 의원, 민중당 김종훈 의원, 범여권 성향의 무소속 김경진·이용주·이용호·정인화 의원 등의 표를 모두 합치면 166표인데, 여기서 18표가 이탈하더라도 가결 정족수(148표)를 넘길 수 있다.

민주당은 '쪼개기 임시국회'를 통해 공수처법을 시작으로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등 3건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검찰개혁법을 모두 처리해가겠다는 생각이다.

30일 시작되는 임시국회에서 공수처법을 처리하고 검찰청법을 상정한 뒤, 31일 회기를 종료해 필리버스터를 끝내고 다음 달 3일 다시 임시국회를 열어 검찰청법 개정안 표결에 들어갈 예정이다.

같은 방식으로 형사소송법 개정안까지 처리해 다음 달 초·중순께 선거법·검찰개혁법 패스트트랙을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맞서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과 추종세력은 내일 의회 민주주의를 짓밟는 또 한 번의 폭거를 자행할 예정"이라며 "권력의 하수인, 양심불량 문 의장은 예산안과 위헌 선거법에 이어 악법 중 악법인 공수처법안을 불법 날치기하는 데 앞장설 것으로 보인다"고 비난했다.

심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수적으로 열세지만 탄생해서는 안 될 공수처를 막기 위해 모든 힘을 쏟아붓겠다"며 "'4+1'의 틀 안에 갇혀있는 분들 가운데 이 악법만은 안 된다는 분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안다.

그분들이 양심에 따라 용기 있게 행동해주시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심 원내대표는 또 본회의를 통과한 패스트트랙 선거법에 대해 조만간 헌법재판소에 위헌 여부를 가려달라는 헌법 소원을 내겠다고 밝혔다.
'4+1'에 참여하지 않은 바른미래당 비당권파는 현재 상정된 공수처법에 대해 반대하면서 새로운 수정안을 제시했다.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은 공수처에는 수사권을, 검찰에는 기소권을 부여해 검찰이 공수처 수사 권한을 견제할 수 있도록 하고, 기소심의위원회도 설치하는 것을 골자로 한 공수처법 수정안을 발의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4+1'은 반부패 특수 수사기관이라는 공수처 도입 취지나 검경수사권 조정 취지에 맞지 않은 무모하고 무책임한 법안을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 백혜련 의원 안에 반대하지만 부패 범죄를 견제하면서 수사하는 독립된 수사처로의 공수처는 그렇게 우려할 만한 수사기관이 아니다.

한국당도 이 부분에 같이 참여해 최악의 공수처를 막아내야 한다"며 바른미래당 수정안에 대한 찬성 표결을 한국당에 제안했다.

이 수정안에는 바른미래당 박주선·김동철 의원, 범여권 성향으로 분류됐던 무소속 이용호 의원 등이 찬성했다.

반면 '4+1' 소속 군소정당은 4+1 공조의 굳건함을 강조하면서 공수처법이 통과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4+1'의 굳건한 공조로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 관련 법들이 통과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검찰과 한국당이 한 편이 돼서 '4+1' 공조를 흔들고 있는데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이미 수차례 가결정족수에 대해서는 확고한 점검이 끝난 상태"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