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국방장관 "이라크가 원하면 영국군 철수할 것"

"미국에 대한 지지, 의문의 여지 없어…이란핵합의 아직 유효"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은 7일(현지시간) 이라크가 원한다면 현지 주둔 중인 영국군을 철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월리스 장관은 이날 하원에 출석해 중동 지역 정세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같은 입장을 나타냈다.

앞서 미국은 지난 3일 바그다드 공항에서 드론 표적 공습으로 이란의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과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PMF) 부사령관 겸 카타이브-헤즈볼라 창설자를 제거했다.

이후 이라크 의회는 지난 5일 긴급회의를 열어 미국을 포함한 모든 외국 군대의 철수 결의안을 가결했다. 이라크에는 400명의 영국군과 5천200명의 미군이 훈련 지도,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 잔당 격퇴 등을 위해 주둔하고 있다.

월리스 장관은 "우리(영국군)가 계속 주둔하는 것이 이라크에 최선의 이익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이라크의 주권을 존중한다.

그들이 우리가 떠나기를 원한다면, 이는 그들의 권리이며 우리는 이를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리스 장관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이견 없이 지지할 경우 영국이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는 야당 의원의 지적에 "미국에 대한 우리의 지지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영국은 그동안 '특별한 동맹'인 미국의 솔레이마니 사령관 제거에 대한 직접적 비판을 피하면서도 유럽 내 다른 동맹국들과 함께 외교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여왔다.

미국이 드론을 이용해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살해한 것이 적법한지를 묻자 월리스 장관은 자신이 본 정보에 기반하면 "자기방어적 측면에서 명분을 찾을 수 있는 경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이 독일 및 프랑스와 함께 이란핵합의(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를 재가동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핵합의는 아직 유효할 수 있다"면서 핵합의 내 분쟁해결 메커니즘을 통해 이같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