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대학 소속임이 '인증'돼야 이용할 수 있다는 인기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의 아이디(ID)를 단돈 3만원에 사들여 중고 거래 사기에 이용한 20대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9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 하남경찰서는 지난해 11∼12월 여러 대학의 에브리타임 게시판과 네이버 '중고나라' 등에서 고가의 스마트기기 등을 팔겠다고 한 뒤 돈만 받고 물건을 넘기지 않은 혐의(사기 등)를 받는 이모(25)씨에 대해 최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특정 대학 커뮤니티에 가입된 에브리타임 아이디(ID)를 도용해 마치 바로 그 대학 학생인 것처럼 가장해 범행 대상을 물색했으며, 거래 때마다 학과와 학번을 언급하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했다.
이씨는 지인으로부터 수천만원을 빌린 뒤 갚지 않고 오히려 그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해 사기 거래에 이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저지른 에브리타임 및 중고나라 사기 피해자가 전국에 걸쳐 20명 이상 있고 총 피해액은 1억원을 훌쩍 넘는다"면서 "현재까지 신고가 들어온 것만 집계했기 때문에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줄여서 '에타'라고도 불리는 에브리타임은 대학 이메일 주소 확인 등을 활용한 재학생·졸업생 '인증' 절차를 두고 있으나, 이씨가 인터넷에서 3만원대에 계정을 통째로 사들였기 때문에 이런 인증 절차는 소용이 없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서울·경기 등 전국 곳곳의 경찰서에 신고된 유사한 수법의 수십차례 범행이 이씨의 소행이라고 보고, 이씨의 주거지를 관할하는 하남경찰서에 신병 처리를 맡겼다. 이씨는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혐의를 대부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브리타임은 2011년 출시된 스마트폰 앱으로, 대학생을 위한 시간표와 강의평가 기능에서 출발해 대학별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과 중고 거래 게시판 등 서비스를 추가해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가입자는 전국 395개 대학 캠퍼스의 입학예정자·재학생·졸업생 등 396만명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