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기대주 ⑥ 류은희

한국 선수로 8년 만에 유럽 리그 진출
세 번째 올림픽 무대서 첫 메달 도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노리는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에이스는 류은희(30)다. 키 180㎝의 라이트백 요원인 류은희는 인천여고와 중앙대 출신으로 실업 인천시청과 부산시설공단을 거쳐 지난해 유럽 리그에 진출했다.

프랑스 파리92 팀에 입단한 류은희는 한동안 명맥이 끊겼던 우리나라 여자 핸드볼의 '유럽파' 선수가 됐다.

한국 선수가 유럽 리그에 진출한 것은 2011년 오성옥 이후 지난해 류은희가 약 8년 만이었다. 2021년 6월까지 파리92와 계약한 류은희는 국내에서 뛴 마지막 시즌인 2018-2019시즌 SK핸드볼 코리아리그에서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를 휩쓸었다.

지난 시즌 득점과 어시스트를 더한 공격 포인트 부문 1위를 차지하며 국내 최고 선수다운 이름값을 해낸 류은희는 2018-2019시즌까지 코리아리그 누적 득점 2위(848골), 어시스트 1위(503개), 블록슛 1위(223개)에 오르는 등 공격과 패스, 수비 등에 두루 능한 선수다.
2014년 인천과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로도 활약한 류은희에게 올해 도쿄 올림픽은 세 번째 올림픽 무대가 된다. 2012년 런던에서 4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조별리그 탈락을 한 터라 아직 올림픽 메달이 없다.

2012년 런던에서 43골을 터뜨려 득점 3위에 오르며 맹활약했던 류은희는 2016년 리우에서는 다소 부진했다.

당시 류은희는 어깨와 무릎 등에 부상이 심해 런던 때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했고 우리나라는 결국 조별리그에서 1승 1무 3패로 탈락했다. 그러나 류은희는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다시 한번 날아오를 채비를 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일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69골을 터뜨려 득점 2위에 올랐다.

득점 1위는 71골을 넣은 로이스 아빙(네덜란드)이 차지했는데 경기 수에서 류은희는 8경기, 아빙은 10경기여서 평균으로 따지면 류은희의 득점이 더 많았다.

류은희는 또 득점과 어시스트를 더한 공격 포인트 부문에서 100점(69골 + 31도움)을 기록, 4위에 오르며 세계적인 선수들과 비교해도 전혀 부족하지 않은 기량을 뽐냈다.

임오경 전 서울시청 감독은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류은희의 성장이 가장 돋보였다"며 "유럽에서 뛰며 한 차원 높은 선수가 됐다"고 칭찬했다.

임 전 감독은 "류은희의 이런 활약은 다른 한국 선수들의 유럽 진출에도 좋은 영향을 주고, 그렇게 되면 한국 여자 핸드볼의 국제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류은희는 "프랑스 리그에서 경험을 더 쌓는다면 유럽 선수들에 대한 내성이 생겨서 국제 대회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리우 때 수술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몸 상태가 좋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메달권 진입을 목표로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