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세계 최대 컨선, 부산신항 어느 터미널 이용할까

컨테이너 2만3천960개 적재 가능 초대형…4월 말부터 투입
HPNT는 현대상선 모항, PNC는 소속 해운동맹 선박들 기항
현대상선 "동맹선사들과 선대 배치 조정 끝나야 결정"
현대상선이 4월부터 투입할 세계 최대 규모 컨테이너선들이 어느 터미널을 이용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부산 신항 터미널들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20피트짜리 컨테이너 2만3천964개를 실을 수 있는 2만4천TEU급 초대형선 12척을 4월 말부터 매주 1척씩 아시아~유럽 노선에 투입할 예정이다.

현재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에서 건조 중인 이 배들은 현재 전 세계에서 운항하는 컨테이너선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현대상선은 4월 1일부터 3대 해운동맹의 하나인 '디 얼라이언스' 정식 회원으로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 동맹에 속한 독일 하파그로이드, 일본의 ONE, 대만의 양밍 등과 선박 적재공간을 공유한다.

2M, 오션 등 다른 동맹에 비해 2만TEU급 이상 선박이 적은 디 얼라이언스는 현대상선의 초대형선 투입으로 유럽 노선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상선은 지분 50%를 보유한 부산 신항의 PSA HPNT터미널(4부두)을 모항으로 이용하고 있다.
디 얼라이언스 동맹의 나머지 선사들은 신항 PNC터미널(2부두)에서 컨테이너를 처리한다.

현대상선은 2만4천TEU급이 HPNT와 PNC 터미널 중 어디에 기항할지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동맹 소속 다른 선사들과 전체 선대 배치를 협의해 조정해야 하는데, 최근에야 본격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선대 조정이 이뤄져야 2만4천TEU급 기항 터미널도 정해진다"며 "그 시기는 3월께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2만4천TEU급 기항 터미널을 두고 업계 내에도 의견이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PNC보다는 HPNT 터미널을 이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한다.

선사들이 지분을 보유한 자체 터미널 이용을 선호하는 데다 초대형선이 갖는 상징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개장 이후 10년간 모항 역할을 하면서 현대상선에 특화된 서비스 체계를 갖췄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터미널 입지와 시설 면에서 PNC가 HPNT보다 우수해 하역 효율성을 따진다면 PNC를 선택할 것이라는 예상도 적지 않다.
해운동맹 전체로 볼 때 동일 노선 화물을 한 터미널에 몰아서 처리하는 게 효율과 비용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PNC터미널을 선호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유럽 노선을 운항하는 ONE의 2만TEU급 초대형선은 현재 PNC터미널을 이용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디 얼라이언스 차원에서 미주 노선은 HPNT, 유럽 노선은 PNC에 집중하기로 하면 2만4천TEU급 선박들이 PNC를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터미널은 선대조정 결과를 기다리며 2만4천TEU급 기항에 대비하고 있다.

HPNT는 지난해 하반기 컨테이너 장치장을 일부 확충했고, 안벽 크레인 2기의 높이를 키우는 방안도 마련했다.

PNC는 이미 2만TEU급이 기항하고 있어 따로 시설이나 장비를 보강할 필요는 없지만, 작업 효율성 제고 방안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만TEU급 이상 초대형선이 신항에 기항하면 한꺼번에 5천~7천개 정도 컨테이너를 싣고 내리기 때문에 안벽 크레인과 야드 트랙터 등 각종 장비가 다른 선박들에 비해 많이 동원된다. 일시에 많은 컨테이너를 야적장으로 옮기고 쌓아야 해 효율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