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원 기업은행장, 출근 시도 또 불발…"대화 기다리겠다"(종합)

"노조가 제기하는 문제, 함께 풀어나갔으면"…노조 "청와대 각성 촉구"
윤종원 신임 IBK기업은행장이 임기 14일 차인 16일 집무실로 출근을 시도했지만 노동조합의 저지로 성사되지 못했다. 지난 3일 임기를 시작한 후 세 번째 출근 시도가 다시 가로막힌 것으로, 금융권을 통틀어 역대 최장의 '출근 저지' 기록이다.

이날 오전 8시 30분께 서울 을지로 본점 주차장에 도착한 윤 행장은 후문 앞에 대기하고 있던 노조 측에 다가가 대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대화 거부 방침을 정한 노조원 100여명은 미리 나눠 가진 마스크를 끼고 대화에 응하지 않았다. 윤 행장은 김형선 노조위원장을 찾았지만 김 위원장은 앞으로 나서지 않았고, 사측 관계자가 "위원장님 나오십시오"하고 불렀지만 마찬가지였다.

결국 윤 행장은 말문을 트지 못한 채 이번에도 1∼2분 만에 발길을 돌렸다.

이후 윤 행장은 기자들과 만나 "매우 안타깝다"며 "일반 국민과 직원들, 중소기업 고객 중에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 은행을 위해서라도 빨리 잘 풀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노조가 제기하는 문제를 같이, 함께 풀어나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노조와의 대화 여부를 묻는 말에는 "계속 채널을 열어두고 있다"며 "기다리겠다"고 답했다.
은행 현장 경험이 없는 '낙하산 행장'으로 규정한 노조는 이날도 성명을 통해 윤 행장 임명의 정당성을 강조한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를 비판했다. 노조는 2013년 기업은행장 후보에 올랐다가 민주당이 낙하산 인사와 관치라는 이유로 반대해 낙마했던 허경욱 전 기획재정부 차관을 거론하며 "허경욱은 안된다더니, 윤종원은 되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청와대는 상황 논리로 자기모순을 덮으려 한다"며 "그래서는 현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

다시 한번 청와대의 각성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