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카이클, 휴스턴 사인 훔치기 사과…선수로는 처음

"룰 지키지 않았던 것 사실…개인적으로 사과"
"사건 부풀려진 것도 있어…모든 경기서 사인 훔친 건 아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좌완 투수 댈러스 카이클(32·시카고 화이트삭스)이 선수로는 처음으로 '사인 훔치기 논란'에 관해 사과했다. 카이클은 25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소속팀 팬 행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2017년 포스트시즌에 룰을 지키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며 "개인적으로 당시 상황에 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카이클은 "사건이 너무 부풀려진 것 같다"며 "모든 게임에서 사인을 훔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사인 훔치기가 좋은 결과로 이어질 때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았을 때도 있었다"며 사인 훔치기가 월드시리즈 우승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카이클은 사인 훔치기 논란을 폭로한 옛 동료 마이크 피어스(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관해선 "클럽하우스의 일이 밖으로 공개됐다는 점에서 기분 나쁘다"며 "그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카이클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휴스턴에서 뛰었다.

그는 휴스턴이 조직적으로 사인 훔치기에 나섰다고 알려진 2017년 포스트시즌에서 5경기에 출전해 2승 2패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하며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그는 2018시즌을 마친 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이적했으며, 지난 시즌 후 화이트삭스와 3년간 5천550만 달러에 계약했다.

카이클은 2015년 20승 8패 평균자책점 2.48을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받은 리그 톱클래스 투수다.

한편 휴스턴은 2017∼2018년 전자 장비를 활용해 상대 팀 투수와 포수의 사인을 훔친 뒤 더그아웃에서 쓰레기통을 두들기거나 휘슬을 부는 방식으로 이를 타자에게 알려줘 메이저리그를 충격에 빠뜨렸다. 당시 사인 훔치기를 주도한 제프 루노 단장, A.J. 힌치 감독은 MLB 사무국의 징계 후 해고당했고, 각각 벤치코치와 베테랑 선수로 사인 절도의 주역 격인 알렉스 코라 보스턴 레드삭스 감독과 카를로스 벨트란 뉴욕 메츠 감독 역시 소속팀에서 경질됐다.

그러나 선수들은 당시 상황을 부인하거나 사과 요구를 외면했다.

호세 알투베와 엘렉스 브레그먼은 전자기기 착용 의혹에 관해 부정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