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바다악어 목에 낀 타이어 제거에 포상금 걸어

몇 년째 '끙끙' 질식 우려…각종 구조 시도 실패
인도네시아 당국이 야생 바다악어의 목에 낀 타이어를 제거하는데 포상금을 내걸어 화제다. 31일 AFP통신과 현지 매체에 따르면 현지 당국은 중부 술라웨시주의 주도 팔루에서 몇 년째 목격되고 있는 바다악어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이 같은 방안을 제시했다.

당국은 몸길이 4m에 달하는 바다악어의 목에서 타이어를 제거하는 이에게 현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포상금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며 당국은 야생동물 구조 등에 경험이 있는 전문가를 골라 작업에 투입할 방침이다. 인도네시아 당국이 이런 작업에 포상금까지 내건 것은 지난 몇 년간 시도된 '타이어 제거 프로젝트'가 모두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당국은 2017년 악어를 뭍으로 끌어내 포획하려 했으나, 닭과 고기를 매단 장대에 관심을 보이지 않아 실패했다.

덫을 놓아 악어를 포획하는 방법 등도 성공하지 못했다. 일각에선 마취총을 사용하는 방안이 거론됐지만, 완전히 마취되기 전에 물속으로 도주할 경우 건져내지 못한 채 익사할 수 있다는 것이 당국의 고민이다.

전문가들은 타이어가 악어의 기도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에 질식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와중에 현지 주민들은 시내 다리 아래를 헤엄치는 악어를 배경 삼아 셀카를 찍는 등 타이어에 목이 낀 악어를 지역 명물로 취급하는 분위기다. 타이어가 어떻게 이 악어의 목에 끼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현지 동물보호 활동가들은 누군가 바다악어를 산 채로 포획하려다 실패하는 과정에서 목에 타이어가 끼워졌을 것이란 의혹을 제기했다.

다른 한편에선 인도네시아 주요 하천의 오염이 심각한 수준이란 점을 들어 강에 버려진 타이어에 우연히 목이 끼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존하는 가장 큰 파충류로 알려진 바다악어는 7m까지 성장한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Red List)에선 관심대상종(Least Concern)으로 분류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