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반도체 산업 전시회 '세미콘 코리아' 전격 개최 취소

국내 최대 규모의 반도체 산업 전시회인 ‘세미콘(Semicon) 코리아’가 다음달 5일 개막을 닷새 앞두고 31일 전격 취소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에 따른 불안감이 커지면서 국내·외 유력 바이어의 이탈이 늘었고,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데 따른 것이다.

세미콘 코리아는 미국에 본부를 둔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인 세미(SEMI: Semiconductor Equipment and Materials Institute)가 전 세계 8곳에서 개최하는 전시회 중 하나다. 국내에선 1987년 처음 열렸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일본, 대만, 러시아 등 반도체 산업이 발달했거나 수요가 많은 8개 지역에서 개최된다. 특히 매년 2월 서울에서 열리는 세미콘 코리아는 8개 시리즈 행사 중 가장 빨라 한 해의 반도체 산업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자리로 활용됐다. ‘세미콘 코리아 2020’은 5~7일 서울 코엑스 4개 전시홀(A~D홀)과 로비, 그랜드볼룸 등 전 관에서 520여개 업체가 2200개 이상 부스를 설치할 에정이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 국내 반도체 설비 투자가 주춤했던 탓에 올해 업계가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세미코리아측은 “전시회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이지만 국내외에서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라 참석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며 “추후 개최 여부 등은 전혀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 행사에는 국내외 5만3000여명이 참석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