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작년 영업익 40% 감소…4분기 흑자전환 성공(종합2보)

주력 사업 불황 속 영업익 1조원 지켜…배터리 적자 소폭 개선
투자 확대로 배터리 손실 올해 확대…신종 코로나 영향 우려

SK이노베이션은 연결 기준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이 1조2천693억원으로 전년보다 39.6%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1일 공시했다. 매출은 49조8천765억원으로 전년 대비 8% 감소했다.

순이익은 658억원으로 96.1% 줄었다.

석유화학 업황 불황 등 사업 환경 악화로 실적이 전반적으로 나빠졌지만, 영업이익 1조원대를 지키고 4분기에는 흑자전환 등 성과를 거둬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4분기 영업이익은 1천224억원으로 전년 동기(영업손실 2천855억원)와 비교해 흑자로 전환했다.

4분기 매출과 순손실은 각각 11조7천884억원과 4천800억원이었다.

다만 4분기 영업이익은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1천380억원)를 11.3% 하회했다. SK이노베이션이 공격적으로 키우고 있는 배터리 사업 부문은 전년보다 영업적자가 소폭 개선한 3천91억원이었다.

회사 측은 "배터리 공장을 증설하고 연구 개발을 확대하며 투자를 크게 늘린 가운데서도 영업손실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공장 건설과 초기 투자 비용이 본격화한 4분기에 영업적자가 1천124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적자가 늘었다.
올해는 적자가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건설 중인 공장과 추가 투자 비용으로 연간 손실이 작년보다 다소 증가할 것"이라며 배터리 사업 손익분기점 달성 시점을 2022년으로 전망했다.

석유 사업은 2018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정제마진 악화의 영향으로 연간 매출 35조8천167억원, 영업이익 4천504억원으로 부진했다.

다만 4분기에 정제마진 약세 속에서도 유가 상승 영향으로 전 분기보다 영업이익이 455억원 늘었다.

회사는 올해 세계 경기가 회복으로 접어들고, 선박 연료유에 대한 황함량 규제인 IMO 2020 시행 수혜로 석유 사업 수익성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IMO 2020에 대응해 만든 저유황유 생산설비인 감압잔사유 탈황설비(VRDS)를 오는 4월부터 가동하고, 7월부터 저유황유 생산량을 7만배럴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학사업은 제품 스프레드 하락으로 매출 9조5천425억원, 영업이익 7천57억원 거뒀다.

4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1천863억원 감소했다.

올해도 마진 약세 시황으로 화학 사업 부진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회사는 전망했다.

이밖에 윤활유 사업은 연간 매출 2조8천778억원·영업이익 2천939억원, 석유개발사업은 매출 6천687억원·영업이익 1천961억원을 거뒀다.

SK이노베이션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사태가 사업 시황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면서 사태 확산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신종 코로나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 있는 SK종합화학 공장은 현재 인력을 최소화한 채 정상 가동하고 있다.
회사 측은 "신종 코로나 관련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로 인해 당분간 하방 압력을 받겠지만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IMO 2020에 따른 저유황유 수요가 증가하고 정제마진이 반등하면 1분기 이후부터 실적이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경영 실적이 전년보다 악화했으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기말 배당을 주당 1천400원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주당 1천600억원 중간배당한 것을 포함하면 연간 배당은 총 3천원이다.

또한 오는 5월까지 자사주 매입에 나선다.

자사주 취득 규모는 발행주식수의 5%에 해당하는 462만8천주로, 취득액은 5천785억원이다. 김준 총괄사장은 "최악의 경영 환경 속에서도 회사의 사업·재무 구조는 강해지고 있다"며 "체질 강화를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 마중물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