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총리, '영어로 수학·과학 공교육' 다시 주장

2003년 도입했다가 2013년 폐지한 정책…"국가경쟁력 강화"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가 학교에서 영어로 수학과 과학을 가르치자는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1일 일간 더스타 등에 따르면 마하티르 총리는 지난달 30일 교육부와 특별회의에서 "영어가 수학과 과학을 가르치는 데 다시 사용될 것"이라며 "지리와 역사는 상관없지만 수학과 과학은 말레이시아에서 나온 지식이 아니다.

그것은 해외에서 온 것이고 대부분 영어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론 내 견해가 항상 대중에게 받아들여지거나 인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어른이 됐을 때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특정한 일'은 밀어붙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영국 지배를 받은 말레이시아에서는 영어가 학교의 교육용 언어였다.

하지만 1957년 독립한 뒤 1960년대 말부터 말레이시아어로 대체하기 시작해 1980년대 초반 완전히 말레이시아어로 바꾸었다.

그러다 2003년 국가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다른 과목은 말레이어로 계속 가르치되 수학과 과학 과목만은 영어로 교육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당시 마하티르 총리는 "말레이어가 과학과 수학의 언어는 아니다"라며 "과학과 기술 분야에서 영어를 잘 구사하지 못하면 이들 분야의 발전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후 말레이족(族)을 중심으로 학교 교육을 국가 공용어인 말레이어로만 하라는 요구가 이어졌고, 영어 수업이 수학·과학 과목에 대한 이해도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자 정부는 결국 2013년 해당 정책을 폐지했다.

1981년∼2003년 22년 동안 장기집권했던 마하티르 총리는 2018년 5월 다시 총리에 취임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이날 "영어에 시간을 쓰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과학과 수학을 배우는데 그러하다"고 과거의 주장을 되풀이해 찬반 논란에 불을 지폈다.

네티즌들은 "처음부터 영어로 배우는 게 훨씬 낫다"는 찬성 의견과 "말레이어로 기초를 배워서 충분히 이해한 뒤 영어로 공부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으로 나뉘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