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투어, 피닉스오픈 최종 라운드 16번 홀에서 코비 추모

미국프로골프(PGA) 투어가 최근 헬리콥터 사고로 숨진 '농구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를 추모하기 위해 대회 최종 라운드 홀 위치를 브라이언트의 생전 등 번호에 맞춰 지정한다.

PGA 투어는 2일(한국시간)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 최종라운드 16번 홀의 홀 위치를 그린 위쪽으로 24걸음, 왼쪽으로 8걸음이 만나는 지점으로 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브라이언트가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에서 뛸 당시 달았던 등 번호 8번과 24번을 추모하기 위한 것이다.

브라이언트는 지난달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상공에서 딸 지아나와 함께 헬리콥터를 타고 이동하다가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피닉스오픈 대회 장소는 미국 애리조나주이고 브라이언트 역시 골프 선수는 아니었지만 PGA 투어는 위대한 '스포츠 스타'의 사고를 기리기 위해 이 같은 조처를 하기로 했다. 최종 라운드 16번 홀(파3)에 꽂히는 깃발 역시 홀 번호와 관계없이 한쪽은 8번, 또 다른 쪽은 24번을 적어 넣는다.

깃발 색깔도 LA 레이커스의 유니폼 색깔인 노란색과 보라색을 혼합해 만들었다.
피닉스오픈 16번 홀은 관중석을 메운 팬들이 선수들에게 각종 환호와 야유를 동시에 보내 떠들썩한 분위기에서 경기가 진행되기로 유명하다. 이번 대회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달린 토니 피나우(미국)는 16번 홀에서 브라이언트의 현역 시절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고,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코비 관련 문구를 클럽에 새겨넣고 출전했다.

피나우는 2라운드에서 약 7m 버디 퍼트를 넣는 등 2, 3라운드에서 연달아 16번 홀 버디를 기록했고 농구의 슈팅 세리머니로 자축했다.

갤러리들도 '코비'를 연호하며 피나우의 뜻에 함께했다. 골프 선수가 되기 전에 농구를 했던 게리 우들랜드(미국)는 "브라이언트는 단지 농구만의 아이콘이 아닌 전 세계의 아이콘"이라며 "투어의 이런 조치는 적절하다"고 반겼다.

리키 파울러(미국) 역시 "아주 잘한 일"이라고 투어의 조치를 칭찬하며 "브라이언트가 생전에 전 세계에 끼친 영향을 생각하면 아무리 추모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